[뉴스핌=이은지 기자]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강력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펀드자금흐름이나 월가 전문가들의 시각이 워낙 비관적이다보니 누가 주식을 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장조사 측정 자료들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기업 내부자 거래인들도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뮤추얼펀드 자금유출입, 내부자 지분매도, 애널리스트들의 주식매매 권고 등에 이르기까지 비관론이 그 어느때 보다 빠르게 시장에 퍼지고 있는 데도 월가의 랠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의문이 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보도했다.
먼저 펀드 시장조사업체인 트림탭스에 따르면, 2월 초 이후 9.8%의 상승세를 보인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모두 12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그에 비해 채권형 뮤추얼펀드에는 지난 6주간 최소 60억 달러씩 유입되는 등 최근 4주 동안 296억 달러가 들어왔다.전체 주식형펀드로의 25억 달러 자금유입과 비교할 때 무려 12배에 달한다.
또한 가장 우려되는 변수인 기업 내부자들의 매매동향을 보면 2월들어 모두 68억 달러어치를 매도해 1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내부자 매도는 매수의 13배를 기록, 평균 8.6배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 의문이다.
커버리지엑스사의 닉 콜라스 수석 전략가는 다음 분기 다우존스 대형업체들의 분기 실적에 대한 의견을 살펴 본 결과 애널리스트 집단에서도 마찬가지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을 구성하는 대형 30개 회사들은 1분기에 전년동기보다 매출이 5%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커버리지엑스사가 이 자료를 집계한 이래 가장 작은 증가 예상치다.
또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부정적인 사전실적 전망을 내놓은 기업의 비중이 3대 1로 많게 나오고 있는데, 이는 2009년 이후 최고 높은 비율이다.
앞서 콜라스 전략가는 애널리스트의 심리를 분해했다.
당연히 지금 시장의 정보를 보고 있다면 증시가 갈수록 미국 경제나 기업 전망에 낙관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 기대를 이끌어 내리라는 것 쯤은 누구나 알수 있다.
하지만 또한 분석가들은 유럽 기업들이나 긴축 우려 등 공포스러운 얘기들을 듣고 있기 때문에, 지금 증시 랠리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안전'한 거래를 원하게 되며 또 굳이 '매수' 의견을 내지 않아도 자신이 선호하는 종목의 주가가 오르고 있으니 자기 의견을 더 붙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S&P500지수가 11% 상승 랠리를 펼쳤지만 S&P지수의 모든 10개 업종 내에서 '매수' 의견 비중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업종의 '매수' 의견을 받은 종목 비중이 기존 64.8%에서 61.6%로 줄었고, 방어주인 공공설비업종은 기존 36.6%에서 31.9%로 내려갔다.
다만 흥미롭게도 최근까지 수십억 달러가 펀드에서 빠져나가고 있고 애널리스트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인베스터스인텔리전스의 뉴스레터 편집자들의 정서를 측정하는 서베이 결과 강세를 예상하는 쪽이 43%로 약세장을 예상하는 26%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조사 결과 이 비율이 45%대 27%로 11주 연속 강세론이 두 배 이상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주 연속 낙관론의 우세는 2005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비스포크는 분석보고서에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면 지금처럼 애널리스트 집단의 비관론이 놀랍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수십년 만에 최고의 연초 장세를 보일 때라면 얘기가 다르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올바른지 여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애널리스트는 집단으로서는 [시장과] '반대로 가는(contrarian)' 경향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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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