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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DNA-정성이②] 현대가 ‘일욕심’…신입사원 면접관 나서기도

기사입력 : 2012년03월16일 09:53

최종수정 : 2012년03월16일 11:59

전문경영인과 손발맞춰 실적 급증 견인

재계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이 뛰고 있다. 창업 오너 세대가 세상을 떠나며 그들의 2세, 3세, 4세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너십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오너 패밀리 간 사업을 승계 받고, 이를 분리하고 경쟁하면서 한국식 오너 경영문화가 개화 중이다. 창업세대의 DNA를 물려받고 경영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는 후계자들. <뉴스핌>은 연중기획으로 이들 후계자들의 ‘경영수업’ 측면에서 성장과정과 경영 스타일, 비전과 포부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뉴스핌=김기락 기자] 20년 전업주부 출신의 정성이 고문<사진>이 이노션을 공개적으로 이끌어 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게다. 이노션이 전문경영인 체제인 이유는 정 고문의 특수성이 다소 감안된 결과로 볼수 있다.

실질 경영의 핵심이지만 현대가의 특유의 여성관과 정 고문의 업무 전문성 여부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져  최고 경영자(CEO)보다는 ‘고문’ 타이틀의 묘수 직책을 찾은 것으로 현대차그룹 주변에서는 본다. 아산 정주영 회장의 그룹 창업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범 현대가의 여성은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공개적인 경영활동에는 나서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문 경영인과 호흡을 맞추면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성과를 충실히 내는  모습이 대내외 역할 구조에서 훨씬 낫다는 판단을 그룹측에서 당시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이노션을 경영해 온 세 명의 대표이사 중 두 명이 현대차 출신이고 한 명은 광고산업계의 전문가다. 정 고문의 이노션이 좋게 포장될 수 있게끔 그룹차원의 인사 지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005년 이노션 출범 시 약 50명에 불과한 사원수는 현재 국내 500명, 해외 14개 법인에 500명 등 총 1000명을 넘나들 정도로 성장했다. 사원수가 6년 사이 20배 늘었다. 이를 정 고문의 능력으로만 치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 부정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노션 설립 때 박재범 BBDO 대표이사가 이노션 첫 지휘봉을 맡았다. 박 대표는 광고업계 손꼽히는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광고업계에선 박 대표를 비롯해 금강기획, 대홍기획 등 출신의 ‘에이스’가 이노션으로 대거 이동한 덕에 단기간에 회사 기반을 다졌다고 얘기한다.

정 고문은 전문경영인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기 고유의 역할을 십분 수행하는 스타일이다. 인사권 및 주요 결정사항에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형태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관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입사원 면접때는 종종 면접관으로 나와  예비 광고인들을 놀라케 하기도 한다. 현대·기아차의 신차발표회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광고주에 대한 예의이고 경영의 한 채널이다.  

이런 모습들이 임직원들의 로열티 제고에 큰 힘을 발휘한다고 사내 관계자들은 전한다.

지난 2008년 현대차 제네시스 신차발표회, 기아차 모하비 및 K7 신차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베일속 경영인인 까닭에  행사장에서는  정 고문의 정체를 몰라 의전상 작은 실수를 했다는 뒷말도 나돌았다. 

앞서 2005년에는 동생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찾아 전시장을 둘러보며 글로벌 경영의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고문직임에도 해외 모터쇼 참관은 현대가 특유의 ‘일욕심’을 읽게 한다. 현대가의 DNA는 정 고문에게도 당연히 자리잡고 있다.  남에게 뒤지기 싫어하는 성격도 그렇다고 주변에서는 얘기들 한다.

고문 자리라서 출퇴근은 일정하지 않다. 이노션에서 정 고문을 볼 수 있는 사원 보다 그렇지 못한 사원이 훨씬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리모트 경영인’의 영향력은 회사 내 절대적이다.

박 대표에 이어 두번째 대표이사는 김영일 전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장(상무)이었다. 광고 전문가가 이노션의 기반을 다진 후 디자인 전문가가 미래 성장의 틀을 짰다.

당시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디자인 전문가가 이노션을 맡은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김 상무 외에도 마케팅 및 해외 현지 동향에 밝은 적임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김영일 체제는 정 고문의 경영실적표를 ‘우수급’으로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다. 

김 대표의 이노션 합류는 현대 ·기아차의 야심 프로젝트 ‘디자인 경영’과 맞물린 인사였음은 당연하다.

김 상무가 2007년 이노션으로 자리를 옮긴 후 현대·기아차의 마케팅과 광고 및 홍보 역량을 글로벌 차원으로 높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현대·기아차 상품전략총괄본부 전무 등의 경험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신규 광고주를 끌어들인 결과 이노션은 2년 후 매출 급신장, 업계 2위에 올랐다.

이 때 이노션의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본격적으로 줄었다. 이노션 설립 초기 100%에 가까운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2007년과 2008년에 걸쳐 절반 수준으로 내려가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정 고문은 그동안의 대표이사와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등 현지로 날아가 글로벌 회사의 터를 닦아왔다. 이노션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노션 임직원들은 정 고문을 보좌하며 호흡을 맞췄다. 이와 같은 과정은 정 고문을 ‘경영인’으로 점차 변신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현 안건희 대표이사 역시 현대맨이다. 현대차 미국, 중남미, 태평양 본부 등을 거친 해외통으로 마케팅 전략실장(이사)을 거쳐 해외사업부장을 지냈다. 이노션 설립 당시부터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노션의 광고취급액은 2005년 1483억원에 불과했으나 5년 후 2조7000억원(총 취급액)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광고 수주가 늘기 시작했다

이노션 관계자는 “현대차의 마케팅 파트너로 역할을 하고 글로벌 시장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을 꾀하고 있다”며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이노션의 전문경영인 체제 뿌리는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각과 맥을 함께 한다.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은 생전 그룹을 움직이면서 “그 자리에 어울리는 경영인을 앉히고 잘못 경영하면 대주주 권한을 행사해 더 좋은 경영인으로 바꾸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회장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의 장점을 잘 알아 이노션의 실질 대주주 경영인과 전문경영인의 궁합 시스템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션의 인사 정책에 있어  정 고문은 세심하게 많은 걸 살펴본다고 한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다정함이 일부 엿보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말 김혜경 이노션 전무가 현대차그룹의 첫 여성임원으로 승진했을 때 정 고문이 매우 기뻐했다.

‘전문’ 여성인력과 ‘여성’ 전문인력의 미묘한 차이를 정 고문은 구분하려고 한다. 능력있는 여성인력이라면 당연히 주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게 그녀의 인사관이라며 주변에서는 말한다.
 
MK와 정 고문 부녀(父女)의 정은 매우 두텁다. 그러나 이는 정 고문이 이제는 부친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도전을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역설적으로 의미한다.


<정성이 이노션 월드와이드 고문 약력>
1962년 9월 서울 출생
1985년 2월 이화여대 행정학과 졸업
1985년 9월 결혼
2003년~현재 해비치리조트 이사,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
2005년 5월~현재 이노션(innocean)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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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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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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