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업 임시직 위주로 고령층이 취업자 증가 주도
- 청년일자리는 여전히 악화, 제조업 감소세도 지속
- 고용 증가 → 소득 증가 → 소비 증가 선순환 붕괴
- 고용과 경기 괴리 심화, 6월 이후 기저효과로 고용 완화될 듯
[뉴스핌=이기석 기자] 2월에도 1월에 이어 50만명 이상의 취업자수가 증가하는 등 고용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령별로는 20~30대의 청년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50~60대 고령층이 은퇴 및 퇴직 이후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저소득 임시직에 재취업하는 패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구조상 정보기술(IT) 부문이나 석유화학 등의 장치산업에서 고용흡수력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서비스업 위주의 취업자수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출대기업의 제조업에서는 장치산업화와 해외투자증가 등으로 인력 흡수가 적은 대신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도 경기 위축에 따라 지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불균형이 극심했다는 점에서 서비스업의 취업 증가는 비록 고용의 질이 나쁘다는 한계가 있지만 일부분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50~60대 고령 은퇴자들의 임시직 재취업 형식으로는 가계소득이 증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용 증가가 소비 증가와 경기 회복과 연관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또 국내 수출이 유로존의 재정위기 파고 속에서 중국의 내수 위주의 성장 둔화 등까지 겹치면서 3월 이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도 배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2월 취업자수도 50만명 이상 증가할 듯, 고령층 주도
13일 동양증권의 이철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월 고용은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50만~60만개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50대 이상의 고령 취업자의 은퇴 이후 재취업 활동이 커지면서 서비스업 위주로 취업자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경제분석부장도 “2월중에서 서비스업 위주의 고령자층의 구직활동 증가에 따라 50만명 이상의 취업자 증가가 예상된다”며 “실업률 역시 3%대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1월중 취업자는 53만 6000명이 증가, 취업자수는 2373만 2000명으로 기록됐었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9월 26만 4000명을 증가를 바닥으로 10월 50만 1000명, 11월 48만명, 12월에는 44만 1000명 등 월간 40만~50만명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50대 이상 고령층 서비스업 주도, 제조업은 감소 우려
무엇보다 계절별로 겨울에 들어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령별로는 50세 이상의 노령층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도소매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고용증가세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50~59세의 취업자 증가율은 2009년 4.6%를 저점으로 2010년 6.5%, 2011년 6.1%대로 급증했으며, 지난 1월에는 8%나 증가했다.
또 60세 이상의 취업자수 역시 2010년 1.7% 증가를 바닥으로 2011년에는 무려 5.4%나 증가했으며, 지난 1월에는 9.2%나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따뜻한 날씨 속에서 구제역 파동이 없자 농업을 비롯해 건설업의 취업자수가 넉달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소매숙박음식업, 전기운수통신금융, 사업 및 개인 공공서비스에서 3~5%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감소폭을 키우고 있어 고용 구조의 안정성이나 경기 영향력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송성헌 고용통계과장은 “1월중에는 도소매 보건사회복지 등 서비스업에서 취업자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농림어업은 작년 1월 구제역과 추운 날씨로 급감했으나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 증가율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 고용 증가 체감도 낮다, 소득 증가 → 소비 증가 선순환 붕괴
전문가들은 이같은 50대~60대 위주의 고령층, 서비스업 및 임시직 위주의 취업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 청년실업률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령자층과 서비스 임시직 위주의 고용 증가에 따라 소득 개선이나 소비 증가, 그리고 내수 경기 활성화의 선순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동양증권의 이철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이 50만개 이상 증가하더라도 고령자층의 저임금 패턴 속에서 증가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고용이 증가하더라도 경기와 연관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T쪽이 바닥을 치고 있으나 글로벌화 속에서 해외투자를 늘림에 따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 쉽지 않고 증권금융업종에서도 절반 정도 줄어드는 등 서비스업쪽도 고용의 질이 낮은 편”이라며 “고용 증가가 사회적 체감상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50대 고령층이 비정규직 서비스업으로 대거 진출하고 있으나 작년 임금상승률은 겨우 1.5% 수준에 그쳤다”며 “고용이 호조를 보여도 소득이 늘어나지 않음에 따라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 6월 이후 고용증가세 꺾을 듯, 정부 단기 및 중장기 정책 지속 필요
이런 가운데 월간 단위로 50만명 이상 증가하는 고용 호조세는 6월 이후부터는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급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생겨나고 수출 둔화 등 경기도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월비 기준의 취업자수는 지난해 10월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7월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계절성을 고려해야겠지만, 단순 수치를 보면 지난해 7월에는 11만 6000명, 8월에는 14만 1000명, 9월에는 17만 7000명이 줄었다. 10월 35만 5000명이 늘긴 했으나 지난해 11월 다시 8만 4000명 감소세로 전환됐고, 12월에는 46만 4000명, 그리고 지난 1월에는 39만 3000명으로 감소폭이 커졌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부장은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증가하는 것은 일부 정책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지속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작년 5월 이후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고용호조는 6월 이후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업의 고용이 증가하는 것은 제조업과 불균형이 해소되는 측면이 있고 경기 악화시기에서 버텨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다행”이라며 “노동시장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에 벤처 등 창업활성화, 서비스업 지원 등과 더불어 성장여건을 확충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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