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다 국내 매장이 더 많아, 중소 요식업체 불만
[뉴스핌=강필성 기자] CJ그룹의 비빔밥 중심의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가 중소 요식업체들의 냉랭한 눈총을 사고 있다.
'비비고'는 지난 2010년 CJ그룹의 CJ푸드빌이 '비빔밥의 세계화, 한식의 세계화'를 앞세워 문을 연 비빔밥 체인점이며 브랜드명이다. CJ그룹은 '비비고'를 미국 중국 싱가포르등 세계 각지에 오는 2015년까지 1000개 매장을 내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한식 세계화 캠페인과 맞물리면서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2년여가 지난 지금 '비비고'는 해외보다 오히려 국내에서 더 많이 오픈했고 비빔밥은 물론 순두부 해물, 콩나물 국밥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먹을 거리를 집중적으로 팔고있다.
현재 해외 매장은 3개, 국내 매장은 6개이다.
최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잠식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터에 이같은 CJ측의 국내 비빔밥 사업은 요식업계의 반발과 긴장을 사고 있다.
CJ그룹은 이에대해, 해외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험용 식당을 국내에 몇 곳 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비빔밥 세계화 명분을 걸었던 국내 대 그룹이 이제와서 시험용 식당이 필요해서 체인점을 운용하고 있다는 게 별다른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형국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CJ그룹 계열사 CJ푸드빌은 서울시내에 총 6개의 비빔밥 전문 외식 브랜드 ‘비비고’를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비빔밥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이 외식브랜드는 비빔밥 외에도 순두부 해물, 콩나물 국밥, 육개장 등 일반 한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서민들이 애용하는 한식 식당의 메뉴다. 가격은 일반 작은 음식점보다 30~40% 비싼 편이다.
CJ그룹에서 2010년 ‘비비고’를 론칭한 가장 큰 이유는 ‘한식의 세계화’라는 명분이었다. 비빔밥이라는 한식 메뉴를 세계에 선보이면서 더불어 ‘맥도날드’ 이상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야심까지 제시했던 것.
CJ그룹이 ‘비비고’에 거는 기대도 각별했다.
CJ그룹의 핵심 인력인 노희영 CJ 브랜드전략 고문이 ‘비비고’ 기획을 총괄했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비비고’의 작명을 직접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아직 초라하다. 현재 ‘비비고’의 해외 점포는 론칭 첫해 출점한 3개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점포는 그 두 배인 6개에 달한다.
해외시장을 타겟으로 하겠다는 방침과 달리 지난해 문을 연 해외점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로지 국내 점포 개수만 5개 더 늘어총 6개가 됐다.
지난해 4월 오픈한 비비고 강남삼성타운점. |
요식업체들이 ‘비비고’ 대한 우려와 의혹을 근래 크게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CJ 그룹의 자본력과 유통력으로 운영되는 비빔밥 식당과 경쟁을 한다는 걸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비비고'가 위치한 인근 음식점들 입장이다.
서울 번화가에 위치한 한식당 관계자는 “대기업이 비빔밥까지 만들어 파는 줄은 몰랐다”며 “만약 주변에 ‘비비고’가 진출한다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근처에서 영업중인 또 다른 식당 자영업자는 "향후 비비고의 국내 매장 확충여부가 중요하지 않겠냐"며 눈여겨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푸드빌은 ‘비비고’가 ‘골목 상권’과 무관한 외식업이라는 입장이다.
CJ푸드빌에 따르면 현재 ‘비비고’는 CJ그룹 관련사 사옥, 푸드월드 등 대규모 오피스 빌딩 사이에만 입점하고 있다는 것. 국내 점포가 6개에 불과하다는 것도 ‘골목 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비비고 자체가 국내보다는 글로벌 외식브랜드 진출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올해만 해외에 17개 가량의 점포를 낼 계획으로 국내 점포 추가 확장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6개 점포도 해외 점포 확장을 위한 테스트, 연구개발, 인력육성, 기준점포 등을 위해 국내 점포가 아예 없으면 안 된다는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CJ푸드빌은 올해 중 미국, 중국의 출점을 비롯해 유럽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과연 CJ그룹의 한식브랜드가 국내 한식당과 경쟁할 지, 글로벌 한식 브랜드로 거듭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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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