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우려도.. "보험적 성격으로 이해"
- 기업들, 해외자금 무더기 조달 덕에..'역마진' 우려도
- 작년 6월 총잔고 500억 달러→12월 580억 달러
- 신한 KB銀 증가세 70%↑...하나 우리銀 10~20%↑
[뉴스핌=홍승훈 기자]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주목된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해외 자금조달 규모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데다 개인들 역시 환율 변동성에 따른 환차익 목적 투자가 늘면서 은행 외화예금이 덩치를 키우고 있다.
다만 급격히 늘어난 외화 유동성으로 이를 운용하는 은행이나 기업으로선 마땅한 운용처가 없어 조달금리 대비 수익이 적은 소위 '역마진' 현상도 일부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30일 각 은행들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약 500억 달러 수준이던 은행들의 외화예금 잔고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580억 달러 규모로 6개월 새 15% 이상 증가세다. 연말 연초 기업 및 은행들의 유동성 확충 분위기를 감안하면 1월 말 현재 60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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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가운데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외화예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의 최근 외화예금 잔고는 36억 7000만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6월말 대비 68% 가량 급증했다.
국민은행 황일 외환업무부 팀장은 "금감원과 은행 모두 외화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외화예금 잔고가 크게 늘고 있다"며 "다만 외화대출은 정상적인 수출 활동에 대한 기업 지원 외에 해외시설 및 기계도입 등의 대출은 자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해왔다.
신한은행 역시 외화예금이 지난해 6월말 기준 31억 7800만 달러에서 12월말 50억 2673만 달러로 반년 새 70%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보인다. 가장 최근일인 1월 27일 기준외화예금은 55억 5143만 달러까지 치솟으며 7개월새 80% 가까운 증가세다.
다만 신한은행은 타행과 달리 엔화예금 증가율 덕이 크다. 달러예금은 6개월전과 크게 변동폭이 없지만 엔화예금은 지난해 6월말 4.2억 달러에서 12월말 24억 달러를 넘어섰다. 6개월새 6배 가까운 폭증 양상이다.
신한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일부 특정기업들의 엔화예금 수요가 크게 늘어서 그런 것"이라며 "특별한 이유는 없으며 일시적인 증가 현상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외화예금 규모가 가장 큰 외환은행의 경우 6개월 새 잔고가 18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6월말 외환은행의 외화예금 잔고는 77억 700만 달러 규모였지만 12월말 94억 7500만 달러로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외화예금 규모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말 23억 8800만 달러에서 12월말 28억 100만 달러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말 42억 달러 규모에서 12월말 45억 달러로 3~4억 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우리은행 문석 외환사업부 팀장은 "연말께 삼성 등 대기업의 외화 수요가 일부 이탈하면서 총액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실제 외화예금 증가액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변화에 대해 금감원 지영오 외환업무팀장은 "외화예금 증가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많았던 데다 개인들도 환차익 목적으로 달러를 들고 가려는 수요가 많아지며 증가폭이 컸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현재 외화예금 규모로 봤을때 국내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수준은 충분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부족했던 외화 유동성 문제 당시와는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중은행 자금부 한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운용하지 않고 보유하는 외화 자금이 평소대비 좀 많다"며 "그러다보니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도 "은행들이 스트레스테스트 상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자금을 조달하다보니 조달한 자금의 운용 면에선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향후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 조달자금은 보험성 성격이 강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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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