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그야말로 매니저의 영리함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절대수익형, 헤지펀드 이 모든게 매니저의 역량에따라 좌우되는 셈이죠"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주식·알파운용본부장에겐 헤지펀드에 대한 꿈이있다. 지난 2010년 삼성증권에서 우리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데에는 제대로 된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고싶다는 바람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자산운용에 둥지를 틀자마자 운용조직을 개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익률 제고를 비롯해 새로운 도약을 위해 대대적인 수술 작업에 들어간 것.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자산운용은 '빅뱅 2020'비전에 맞춰 영리한 펀드 운용을 위한 도약을 이어가고 있다.
◆ 2011 시장 돌아보기: 답은 '분할매도'에 있다
"향후 몇년간은 분할매도가 증시의 답이 될 겁니다. 지난해 시장이 알려준 교훈이죠"
김 본부장은 지난해 증시에서 시장의 방향성을 짚어냈다. 1750 ~ 2000 선 밴드 안에서 공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이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수록 자문사와 운용사의 실력은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지난해 폭락장에서는 거품에 휩싸인 자문사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게 김 본부장의 평가다. 무엇보다 공모펀드에 비해 운용의 제약이 적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자문사들의 성적은 형편없었다.
"자문형 랩이 금융시장에 한 획을 그은 건 맞지만 자문형 랩으로 흘러간 고객들의 자금 성격은 '일정한 수익을 내달라'는 데 있습니다. 그 니즈를 채워주지 못하니 상품시장 자체의 신뢰도에 금이 가는거죠"
금이 간 신뢰도에서부터 헤지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싹텄다. 시장의 변동성과 부진한 수익률이 안정적이면서도 금리를 웃도는 초과수익에 대한 수요를 키웠기 때문이다. 어쩌면 헤지펀드 시장의 빗장이 열리는 데 지난해 시장은 오히려 득이 됐다는 게 농담 섞인 그의 진심이다.
"향후 주식형 펀드로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초기 헤지펀드 시장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신뢰가 형성되면 절대수익형 상품들이 시장을 주도할 겁니다"
김 본부장은 절대수익형 상품일수록 매니저의 영리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장이 움직이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 그 안에서 매수와 공매도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니저의 역량 강화, 이것이야 말로 지난해 시장이 보낸 진짜 '신호'다.
◆ 2012 시장 내다보기: 재미없는 시장, 절대수익을 찾는 재미
앞서 김 본부장이 말했듯 우리자산운용은 올 한해 코스피지수가 제한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을 12~13%로 예상한다면 2180선까지의 상승 여지는 있지만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전망이다.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이 10% 빠진다고 가정하면 코스피 지수는 1820선 정도가 됩니다. 그렇다면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상단은 2000에서 2100이 될겁니다. 재미없는 시장 흐름이 이어지는 거죠. 이 재미없는 시장에서 절대수익을 찾는 재미를 찾아야 하는 게 우리의 몫입니다"
업종 중에서는 전기전자(IT)와 자동차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IT 중 휴대전화 영역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어 미래가치가 더욱 높다는 판단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견제하지만 함께 상생하는 것 밖에는 그들에게 방법이 없습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하드웨어는 삼성전자가 휩쓸고 있기 때문이죠. 만약 중국시장이 스마트폰을 보급하려고 노력한다면 IT업체들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겁니다"
그렇다면 펀드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까. 역시나 김 본부장은 절대수익형 상품의 홍수를 내다봤다. 특히 개인들의 노령화가 심각한 만큼 은퇴자들의 생계형 상품이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또한 상장지수펀드(ETF)나 어린이펀드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TF의 경우 헤지펀드의 기술적 전략 구사를 위해서라도, 어린이 펀드의 경우 100세시대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것.
"주식은 나무와 비슷합니다. 해거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항상 성장하는 것이고 때가 되면 열매를 따먹으면 됩니다. 나무가 자라듯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이처럼 장기적인 투자를 유지하는 게 ETF와 어린이 펀드입니다. 쉬우면서도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중 장점이죠"
◆ 김학주 본부장, 그리고 우리운용의 전략 : 리서치·운용력을 키워라
우리자산운용은 최근 주식운용본부, 알파운용본부를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우리자산운용 내 리서치 전문 조직인 알파운용본부에 해외리서치 팀을 신설했다. 지나해를 기점으루 유난히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증시의 특성을 고려해 해외리서치 부문을 전문화, 우리자산운용의 주식운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속내다.
"해외 리서치 전문가를 영입해 시황부터 스팟 이슈에 대한 대응을 좀 더 철저히 할겁니다. 영리한 운용을 위해서라면 그만큼 많이, 더 자세히 집중해 봐야하기 때문이죠"
상품 개발과 관련해서는 채권 쪽을 유심히 보고있다. 상반기 내에 해외 채권을 활용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위한 노력이다. 유럽의 재정안정 이슈가 제자리를 찾아가며 금융의 기능이 복원된다면 채권을 활용한 상품 매력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신흥 경제국 시장에서는 가격이 떨어져 있는 채권들이 많습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해도 최소한 금융의 기능은 복원될겁니다. 실물경제가 나빠진다 하더라도 채권은 상대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김 본부장에게 마지막으로 올해 펀드투자자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물었다.
"고객들의 자산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잃지않고 지키는 게 더 중요합니다. 자산의 미래를 우리에게 맡긴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안정적인 운용으로 영리한 ' 자산 지킴이'가 될 겁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