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외국인이 새해들어 하이닉스를 사들이는 반면 삼성전자를 팔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펀더멘털의 변화나 롱쇼트(Long-Short) 전략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 급등으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높아져 줄이는 소위 '대패질' 과정이고, 하이닉스는 D램 시황 개선 기대로 늘리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11일까지 2주간 하이닉스를 870만여주, 2110억여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로써 외국인 지분율은 24.75%로 높아졌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은 57만여주, 5940억원 어치를 순매도, 지분율을 50.03%까지 낮췄다. 지난 12일엔 50.00%로 50%선 붕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어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파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너무 커졌다는 점을 매도 이유로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9월1일 51.35%로 작년 한해 중 가장 높았다. 주가는 당시 77만원이었으나 올해초 한때 110만원까지 40%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IT업체 주식 중 독보적인 상승률이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지분율을 50% 초반으로 1.3%p 떨어뜨렸지만 주가상승에 따라 펀드내 비중은 더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계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보면 삼성전자 주가가 아웃퍼폼함에 따라 비중을 줄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운용업계에서 이를 '대패질'이라고 표현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비중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롱쇼트 개념으로 접근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등, 숨고르기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말했다.
하이닉스를 외국인이 사들이는 이유는 SK그룹으로 인수에 따른 현금 유입, D램 고정거래가격 반등 기대 등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올해 사업계획에서 4조원을 반도체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이달말 또는 다음달 중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1분기에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인가는 고정거래가격의 반등 여부와 속도 등에 달렸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새해들어 하이닉스 외에도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2등주' 매수를 강화하고 있다.
안성호 애널리스트는 "메모리반도체, LCD 등 가격은 경기회복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아직까지는 조심스럽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인해 단기적으로 2위 업체에 대한 매수세, 주가 상승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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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