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정상화는 조건 맞아야 추진
- 1월 금통위, 기준금리 7개월째 동결
- 경기둔화 우려 더 커져, 전망치도 낮춰
[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은행이 당장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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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2012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7개월째 3.25%로 동결한 데는 진행형인 ‘대외불안' 이유가 컸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에서 “세계경제의 회복세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특히 “더”라는 단어를 새롭게 넣으며 “성장의 하방위험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날 함께 내놓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도 국내 경기 전망에 대한 표현이 지난해 12월에 “부분적으로 둔화되는 조짐”에서 “위축되는 조짐”으로 보다 센 어조로 바뀌었다.
김중수 총재는 “4분기 경제성장률을 지난해에는 전분기보다 1%, 전년동기보다 4% 성장할 것으로 가정했으나 한 두달 후에 나오는 자료에는 그것보다는 조금 더 낮아지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고 현재 정보는 그렇게 보여주고 았다"고 말혔다. 다만 “경제에 대해 위축이 됐다는 표현은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연초부터 물가상승 억제에 대한 한은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크게 고려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통화정책방향에서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움직임'이라는 새로운 문구가 추가됐지만 '중기적 시계'라는 표현도 함께 들어가면서 물가 대처가 급하지는 않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특히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의 확대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가정만 처음으로 언급했을 뿐, 그럼에도 김 총재는 “현재로서는 올해 물가상승 전망 3.3%를 유지한다"고 했다.
금리 정상화를 지속하겠다는 스탠스는 유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플레 기대심리, 선진국 더블딥 위험, 국내 경제 분기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위험 등 3가지 조건이 맞으면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인플레 위험에 대해 경기 둔화 내지 침체 위험이 조건의 2/3를 차지하는 셈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방향성은 국내마저 둔화 가능성을 인정한 반면 관심이 높은 물가에 대해서 는 특별한 대처방안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당장 높은 물가에 대응하기 보다는 좀 더 중기적인 시계를 가지고 물가안정 정도를 점검하겠다고 밝혀 통화긴축이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고 했다.
이러자 일각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보다 2분기 인하를 예측하는 전망이 살아났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인하 전망이 인상보다 다소 앞섰다가 올 초 이명박 대통령의 강력한 ‘물가잡기’ 의지를 피력하면서 수그러지는 분위기였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말 발표 예정인 2011년 4분기 GDP가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며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면 통화정책의 방점도 경기부양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당국의 물가안정 의지로 조기금리 인하가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1분기 금리인하 전망을 2분기로 바꾸었다.
한편, 김 총재는 이날 논란이 되고 있는 물가 안정을 위한 지급준비율 인상 여부에 대해 기준금리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지준율을 인상하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대출금리가 상승해 간접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나의 공시 효과로서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나타낼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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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