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양귀애 대한전선 그룹 명예회장이 그룹의 대내외 신뢰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구조개선을 지속하고 있는 그룹의 전반적 상황을 고려해 조용하지만 꾸준한 자사 주식 매입으로 책임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그룹은 양귀애 명예회장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장중에서 대한전선 주식 71만100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은 21.17%에서 21.62%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 양 명예회장의 주식 취득은 책임경영 차원이다. 대주주로써, 그룹 경영의 최고봉으로써 대내외 신뢰도 제고에 힘을 보태기 위한 행보인 것.
대한전선은 국내 전력·케이블 생산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현금부자'로 불릴 만큼 탄탄대로 달려왔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확장과 투자로 지난 2008년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 4년째 강도높게 진행 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한전선을 둘러싼 악성 루머는 증권가의 단골 메뉴였다. 재무상황이 좋지 못하다보니 시장에서도 신뢰감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단적으로 지난해 말에는 '대한전선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양 명예회장의 대한전선 주식 취득은 시중에 돌았던 근거없는 악성루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채권자 및 주주들에게 책임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대한전선 그룹의 재무개선 작업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자산매각 등으로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이고, 사업 역시 지난해 3/4분기 다소 저조했지만 꾸준한 산업수요의 업종 특성상 전반적인 실적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말 노벨리스코리아 지분 처리가 해결되면서 12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고, 선운산레이크밸리 매각, 남부터미널 부동산 매각 양해각서 체결 등 재무 건정성에 청신호는 계속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오히려 회사의 미래에 호재가 많은 상황"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가져 가면서 수익성 향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 명예회장의 이런 행보는 그룹의 실질적 오너로 경영수업 중인 아들 설윤석 부회장에게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룹에 대한 대외적 신뢰회복은 결국 설 부회장의 경영입지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설 부회장이 아직까지는 전문경영인에게 기대야 하는 상황에서 양 명예회장의 결단이 오너경영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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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