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사상 최대 투자 방향제시
-세계 경제 둔화 우려 속 공격경영 의지
-이건희, 정몽구 등 오너 의지가 한 몫
[뉴스핌=이강혁 장순환 기자] 삼성, 현대차 등 재계 주요그룹이 '더 적극적인' 올해 투자계획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삼성은 구체적인 투자액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의중에서 '투자 확대'가 엿보인다. 현대차그룹 등 주요그룹도 사상 최대의 투자계획을 이미 수립한 상태다.
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극단적인 보수적 방어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좀더 공격적인 투자로 백년경영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더 투자가 많이 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 회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오히려 투자를 좀 줄여야 하는데,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보면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해서 더 투자가 많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별로 안좋을 것 같아서,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연구개발도 많이 하고,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도록 취업자리도 많이 만들겠다"며 투자방향도 구체화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해서도 "경제가 불안한 것을 보니 더 신경을 써야 되겠다"면서 "투자를 보통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 주변에서는 올해 5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이미 43조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501명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인사를 단행한 만큼 투자도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회장의 투자 의지까지 보태지면서 50조원 이상의 투자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삼성이 대대적인 신수종 사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제시한 만큼 이에 따른 투자 확대도 적지 않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투자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11조원보다 15.6% 증가한 14조1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 전체 투자액 가운데 82%인 11조6000억원을 국내 부문에 투입한다. 특히 연구개발(R&D)과 시설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투자액 대부분을 사용할 계획이다.
단적으로 정몽구 회장은 이날 신년 메시지로 "700만대로 설정한 자동차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품질 고급화를 비롯해 연구개발 역량 강화 및 원천 기술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고용창출을 위해서도 적지 않은 투자를 진행한다. 6500여명을 신규 채용하고 대학생 인턴 1000여명을 선발하는 등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총 7500여명을 뽑는다.
정 회장은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면서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뜻 깊은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GS그룹도 차별화된 미래형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3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허창수 회장은 이날 경영진과 가진 신년모임에서 "침체기일수록 GS의 틀을 바꿀 수 있는 큰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긴 안목으로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S는 이에 따라 부문별로는 GS칼텍스의 제4중질유분해시설 및 GS EPS 3호기 발전시설, GS글로벌의 석유·유연탄 광구 투자 등 에너지 부문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GS리테일의 편의점 등 점포 확장과 GS샵의 해외사업 강화 등을 위한 유통 부문에 6000억원, GS건설의 신성장 사업 투자 등에 7000억원을 각각 투입기로 했다.
한편, SK그룹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구속 등 악재 속에서도 내년 총 투자액을 지난해(10조5000억원)보다 늘려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따라 투자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룹 주변에서는 이에 따라 하이닉스와 기존 통신, 석유화학 분야를 합쳐 15조원 수준의 올해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최태원 회장도 지난해 하이닉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규모 투자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적기에 내려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LG그룹은 지난해 사업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에 미뤄 보수적인 투자 접근으로 경영상황을 좀더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룹 주변에서는 특히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건설 등 기존의 대규모 투자가 완료되면서 올해 집행한 21조원보다 크게 줄어든 투자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