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협 기자] 지난해 12월 튀니지를 시작으로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 아랍국가 전반에 확대된 이른바 '쟈스민혁명'의 결과는 30년 독재정권인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를 밀어내고 카다피 독재를 붕괴시키며 중동 주요국가에서 수많은 정변과 정치개혁을 일으킨 올 한해 최대 이슈로 장식됐다.
하지만 '아랍의 봄'으로 알려진 '쟈스민혁명'의 여파는 新시장 개척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진출했던 국내 건설업계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되면서 '오일머니','중동의 흑진주'시장인 아랍권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주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40년 이상 지속된 독재정권과 고물가·고실업, 여기에 부패정치 등에 염증을 느낀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시위가 아랍권 전체를 강타하면서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국내 건설업체들이 때 아닌 타격을 받았다.
이른바 '쟈스민혁명'으로 명칭되고 있는 중동, 북아프리카 민주화시위는 지난해 12월 18일 튀니지를 시작으로 ▲이집트 ▲리비아 ▲바레인 ▲예멘 ▲알제리 ▲요르단 ▲모로코 ▲시리아 등 아랍권 전역에서 반독재, 반부패, 민주화를 요구하며 발발했다.
전통적 보수국가인 중동·북아프리카 등 아랍국가에서 대규모 시위가 펼쳐진 것 자체도 전세계적인 화제가 됐지만 무엇보다 수 많은 사상자를 발생하며 일궈낸 반정부시위 결과 역시 올 한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먼저 30년 이상 철권통치를 휘둘렀던 '호스니 무바라크' 이라크 정권이 붕괴된데 이어 40년간 수 많은 민주인사들과 정적부족을 숙청하며 독재정권을 유지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잇단 붕괴는 철통같은 보수국가인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정세를 새롭게 뒤집는 이른바 '아랍의 봄'이 실현되는데 촉매제로 작용됐다.
◆ 쟈스민 혁명과 국내 건설업계의 위기
하지만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민들의 거센 저항과 반정부 시위 확산은 정세불안과 치안부재, 아울러 시위에 편승한 폭동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오랜기간 진출해 있던 국내 건설업계의 위기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2월 리비아 반정부시위가 본격화되면서 현지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던 국내 건설업체는 ▲신한건설 주택사업·현대건설 웨스트발전소(트리폴리) ▲한일건설 주거단지·신한건설 아파트, 기반시설(자위야) ▲대우건설 복합화력발전소(미스라타) ▲대우건설 복합화력발전소(벵가지) ▲현대엠코 주택, 기반시설(굽바)등이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평화적인 반정부 시위에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내전으로 확전되면서 불안정국을 보였던 리비아 진출 건설업체들은 잇단 현지 주민들의 공사현장 약탈 행위로 골머리를 앓았고 장기화 내전으로 인한 현지 공사가 중단되고 파견인력 전원이 귀국조치되는 등 오랜기간 중동시장을 발판으로 높은 수주사냥에 나섰던 국내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실제 지난해 4월 성원건설(회장 전윤수)이 리비아 토브루크지역에서 총 1조2000억원대 도시개발공사를 인수받아 골조공사를 마무리 중이던 원 건설(회장 김민호)은 리비아 진출 20여개 국내 건설업체 중 가장 심각한 피해를 받았다.
또 본격적인 내전에 돌입했던 지난 2월 17일과 19일에는 리비아 데르나 지역 국내 주택건설업체 현장과 현대건설이 공사 중인 벵가지 송전선 현장에도 폭도들이 난입해 약탈을 하기도 했다.
◆ 독재 물러난 중동시장...재정난 속 피해보상 '희박'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진출했던 국내 건설사들이 '쟈스민혁명' 과정에서 심각한 피해를 양산했고 더욱이 정권 붕괴에 따른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국면에 놓이면서 피해보상 또한 희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지 진출 업계에 따르면, 이집트, 리비아 등 비교적 반정부시위 수위가 높았던 국가들의 경우 국가 차원의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어 피해를 입은 국내 업체들이 보상을 받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화 내전으로 국가의 20% 이상이 파손되고 유실돼 기반시설 복구가 시급하지만 과도정부의 불안한 정국운영과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재건사업 요청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설수 없는 것 역시 중동시장 위기를 가늠케하는데 중요한 장애물로 작용된다.
이집트, 리비아 등을 대상으로 시작된 '쟈스민혁명'은 결과적으로 그동안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액을 높여주는 흑진주 시장에서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불안요소가 팽배하고 있어 국내 건설업체들의 신중한 판단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어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장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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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