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수주액 작년 675억달러에서 23% 감소
- 삼성ENG, 대림산업, 삼성물산, 현대건설 순
[뉴스핌=이동훈 기자] 올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 성적이 지난해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수주 비중이 가장 높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과 유럽 재정위기 등이 실적 부진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9일 현재 521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675억달러보다 23% 감소한 수치다. 수주 건수와 국가수는 각각 570건, 92개국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같은 시기 중동지역의 수주액은 467억달러에서 287억달러로 39% 감소하며 전체적인 성장세에 발목을 잡았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164억달러에서 올해 191억달러로 17% 증가했다. 이어 중남미, 아프리카, 태평양·북미, 유럽 등의 순으로 수주액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의 중동 수주액 감소는 튀니지를 시작으로 이집트, 리비아 등의 민주화 사태로 예정됐던 발주 물량이 취소되거나 연기됐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리비아에서 2억400만달러의 스와니병원공사 수주 한건에 그쳐 올 목표인 50억달러 돌파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사업별로는 산업설비의 비중이 366억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어 건축, 토목, 용역, 전기, 통신 등의 순이었다.
국내 기업 중 해외수주액 순위는 삼성ENG가 68억달러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33억5000만달러로 6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공사건수도 8건에서 16건으로 2배 급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9억2200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공사인 사우디 ‘가스처리용량 증대 설비’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12월에도 아랍에미리트와 우즈벡에서 2건의 공사계약을 따내며 막바지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59억달러의 해외수주로 종합순위 2위, 건설사 중에는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33억5000만달러에 비해 56% 급증한 수치로, 종합순위도 8위에서 6계단 상승했다.
지난 11월 수주한 12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공사’와 지난 12월 계약한 19억7000만달러의 필리핀 ‘페트론 정유시설 프로젝트’가 순위 상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어 삼성물산이 44억8000만달러의 수주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 또한 지난 10월 초대형 공사인 21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발전소 프로젝트’ 수주가 순위 상승에 한몫했다.
지난해 해외에서 74억달러를 수주해 2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올해 43억달러에 그쳐 종합순위 4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35억달러 규모의 UAE 원전 수주에 성공하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평균 성적으로 복귀한 것이다. 또 공사건수가 22건에서 13건으로 줄어든 점도 실적 감소를 불러왔다.
이 밖에 GS건설이 17건에 41억5000만달러를 수주해 5위에 이름을 올렸고, 대우건설(41억달러), SK건설(37억달러), 현대ENG(34억달러), STX중공업(30억달러), 포스코건설(20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86억달러 규모의 원전수주로 실적이 크게 늘었단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며 “내년 해외 경기가 회복된다면 국내 기업의 전반적인 수주액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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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