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위해 영업중단 의지 있어야 신뢰 회복"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
권 원장은 이날 오후 금감원 대강당에서 금융사와 금융소비자단체가 함께 참석한 워크숍을 개회하고 "오늘날 금융사와 금융소비자, 감독당국 사이에 불신이 확대된 것은 각자가 자기의 관점에서 목소리를 높여온 데 원인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카드론 보이스피싱'을 예로 들면서 "만약 금융사에 있는 분들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떠했겠는지 생각해 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사들이 비행기 엔진에 결함이 있을 때는 운항을 중단하는 것처럼, 금융사도 고객 재산보호에 문제가 있을 때는 영업을 중단하고서라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금융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구성하는 금융사와 금융소비자, 감독당국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금융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패러다임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최근 금융자본의 탐욕과 경제적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반월가 시위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금융권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영미 선진국과 같은 탐욕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경제양극화 심화로 국민들의 주름살이 늘어나고 빈곤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감에 따라, 금융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사가 가계와 중소기업, 자영업자 중심의 국내영업을 통해 성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들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는 '비올 때 우산 뺏는 격'으로 외면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제는 모두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나 인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相生)의 길로 돌아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더불어 금융소비자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금융 역량이 조금 더 높았다면, 조금 더 절제있고 현명한 금융생활을 했다면 어려운 상황을 일정 부분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소비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회사나 금융상품의 건전성과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이를 위해 "앞으로 금융당국도 독립적이고 균형잡힌 감독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면서 "금융정책 수립 전에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감독행정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최근 금융현안에 대해 금융당국이 금융사와 금융소비자 등 3자간에 흉금(胸襟)을 털어놓고 대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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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