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아버지 이건희 회장은 아들 이재용 사장에게 더욱 시간을 두고 더 많은 경영수업을 받게 하도록 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삼성의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는 한 박자 늦춰질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이 다음주로 예정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을 승진 대상에서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됐던 이재용 사장은 내년들어 활동 반경을 넓히며 경영수업에 더욱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1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서현 씨의 승진 여부에 대해 "(지위나 역할의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사장도 자신의 승진설에 대해 "인사는 순리대로 갈 것"이라며 승진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사장의 '인사 순리론'은 더 많은 경영경험을 스스로 쌓는 게 중요하지 직급이 우선이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초 삼성 안팎에서는 이 사장의 승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이 사장이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한 데 이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를 단독으로 만나 부품 공급 문제를 논의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왔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연배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각각 2009년, 2006년 부회장을 맡았다는 점도 이유로 제기됐다.
그렇지만 2009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지난해 1년만에 사장으로 빠르게 승진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3년 연속 초고속 승진은 무리라는 것.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매주 이틀씩 정기출근하며 현안을 직접 챙기는 등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세계 경기가 불확실하므로 이 사장에게 경영을 배울 기회를 더 주려는 것으로 이해해야한다"고 풀이했다.
이 회장은 올해 인사에서도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끔 발탁하고,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른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 주변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DS사업총괄 사장과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등을 부회장 승진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7월 반도체와 LCD 등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DS사업총괄을 맡았고, AM OLED를 담당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삼성LED 등도 관할하고 있다.
이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투톱'으로 삼성전자 사업부를 관장하는 형태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박 사장은 중국삼성을 2배로 키운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으로 임명됐다.
권 사장은 1952년생, 박 사장은 1953년생으로 지난 2004년 사장에 오른 선임급 사장들이다.
▶ 주식정보넷.단2개월 830% 수익기록. 91%적중 급등속출중 >특급추천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