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에 대한 암살 시도가 미국 사법당국에 의해 적발됐다.
특히 용의자들이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하락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닷새째 오름세를 타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법무부는 미국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인 아델 알-주베이르의 암살 기도 혐의로 이란인 만수르 알밥시아르와 골람 사쿠리를 뉴욕주 법원에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용의자들이 올해 봄부터 사우디 대사의 암살과 사우디 관련 시설물에 대한 테러를 계획했으며 이를 위해 플라스틱 폭탄 등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알밥시아르는 귀화를 통해 미국 시민권을 확보하면서 이란과 미국의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번 주미 사우디 대사의 테러 계획은 알바시아르가 지난 9월 29일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뒤 조사과정에서 관련 혐의를 시인해 발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번 테러 계획에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특수부대인 '쿠드스' 요원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멕시코 마약갱단의 도움을 받아 이번 테러 계획을 획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이번 테러의 배후로 이란을 직접 지목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이란이 개입했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이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아파가 인구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이란과 수니파가 주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종교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양측의 대립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국제유가 5일째 상승, 중동 리스크 다시 폭발하나
시장분석가들은 이번 사태가 중동지역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간 긴장은 지난 OPEC회동 당시 리비아 내전에 따른 부족분을 증산하자는 사우디측의 입장을 이란이 가격 하락을 이유로 반대하며 고조되기 시작했다.
MF글로벌의 선임 전략가인 리차드 일크지스진은 "(암살 시도가) 시장을 움질일 만한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올 봄 아랍국가들의 민주화 움직임로 상반기 리스크 프리미엄이 크게 상승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실제로 이날 국제 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부담감에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근월물인 11월물은 40센트, 0.47% 오른 배럴당 85.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폭은 83.97달러~86.64달러.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은 1.78달러, 1.63% 오른 배럴당 110.73달러에 마감됐다. 거래폭은 107.45달러~111.24달러.
이로써 브렌트유는 지난 5거래일 동안 11% 가까이 급등하며, 2009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석유 수요가 아시아와 중동지역의 소비가 강력하며 미국과 유럽의 수요 둔화세를 상쇄시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국제유가 전망은 여전히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수급면에서 보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지배적이다.
중동의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긴장 고조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폭발시키는 상황까지 갈지 주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경제적 면에서 보면 하향 안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2011년 글로벌 석유수요 전망치를 일일 88만 배럴로 이전 전망치에 비해 18만 배럴 하향조정했다.
4개월 연속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으며, 특히 일일 1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2012년 전망치는 일일 119만 배럴로 7만 배럴 하향조정됐다.
선진국의 경기침체 전망과 중국 및 인도 등 국가들의 연료소비 억제 정책 때문에 세계 석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OPEC은 월례 보고서에서 "경기침체 전망이 세계석유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미국은 경제성장 둔화, 고실업률, 소비자들의 불확실성 증대 등의 이유로, 유로존은 채무문제 때문에 석유 수요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OPEC은 비OPEC 국가들의 올해 석유 공급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수요도 같이 줄어들어 OPEC이 공급 부족분을 보충해야 하는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OPEC은 올해 비OPEC 국가들의 공급증가 전망치를 일일 36만 배럴로 14만 배럴 하향조정했다. 캐나다, 영국, 브라질, 아제르바이잔 등의 산유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기 때문이다.
OPEC은 또한 9월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이 일일 2990만 배럴로 전월에 비해 7만 7000 배럴 줄었으나, 2012년에는 평균 생산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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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