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이 그동안 시장 점유율 하락과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을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하이트진로그룹에 따르면 1일 소주와 맥주시장에서 모두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합병돼 '하이트진로주식회사'로 출범하게 된다.
이로써 총매출 2조원 규모의 주류공룡이 등장하게 된다. 지난해 매출은 하이트맥주가 1조223억원, 진로가 7055억원으로, 합병하면 매출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
합병 방식은 하이트맥주 보통주 1주당 진로 보통주 3.03주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양사의 합병으로 ▲ 매출 원가 절감 ▲ 공동 마케팅에 따른 경비 축소 ▲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실질적인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 부동산 매각과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2014년까지 기존 차입금 중 5000억원을 줄인다는 목표다.
하지만 '소주-맥주 부동의 1위'라는 자리에 올라와 있지만 2위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주가도 시장의 부적정인 평가를 반증한다.
현재 하이트맥주는 회사합병에 따른 주권제출요구로 지난 30일부터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상태다. 진로에 피흡수 합병되어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주권매매거래 정지 하루전인 29일 하이트맥주 주가는 8만7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09년 5월(18만원대)에 비해 반토막이 났고, 지난해 최고가 수준인 16만원대에 절반 수준이다.
진로도 재상장 이후 공모가를 못 미치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10월 재상장 당시 공모가인 4만1000원이지만 2010년 단 한번도 넘지 못했다. 지난 29일 기준 3만원에 못 미치는 2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소폭 상승한 3만2500원 거래 중이다.
증권가 주변에서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통합을 앞두고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과 통합 이후에 나타날 시너지 조차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맥주시장의 경우 하이트를 오비맥주 카스가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주류산업협회의 보고에 따르면 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57.5%에서 올해 1분기 53.4%로 추락했다. 반면 오비맥주는 같은 기간 42.5%에서 46.6%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시장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진로의 '참이슬'을 롯데의 '처음처럼'이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진로의 점유율은 2009년 55.6%에서 지난해말기준 48.9%로 하락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에 향후 실적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실적 개선이 최우선이 될 것"이라며 "결국 실적이 뒷바침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은 낙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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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