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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 '호모 헌드레드' 시대 준비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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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지서 기자] 아버지의 퇴직연금이 치킨집으로 변신했다. 30년 넘게 사무실에만 있었던 아버지는 별다른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살아온 시간만큼의 시간을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아버지에겐 치킨집은 자녀의 학자금이자 결혼자금, 그네들의 노후자금이리라. 하지만 두 집 건너 하나씩 있는 치킨집이 잘 될리 만무하다. 그 옛날 엘리트로 불리며 사무실에 앉아있던 화이트칼라 층은 이렇게 고령화 시대의 숙제가 됐다.

이 시대의 호모 오피스쿠스(Homo-Officecus)들은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로 진화하기가 두렵다. 100세 장수가 보편화 되는 시대는 자신들의 노력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경제 시스템적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모 헌드레드가 걸음마를 시작하기엔 현재의 국내 금융시장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주 주말을 앞두고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필요한 금융 및 금융상품 발전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자녀의 학자금 마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미리 학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부모들이 퇴직자산을 학자금으로 사용하게 되면 노후 준비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저는 네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이날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한 참석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며 학자금 펀드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특히 세제혜택 없이는 학자금 펀드의 존재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 고등교육과정 교육비 지출의 가계부담은 가장 높은 수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게 학자금 마련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여기서의 지원이 정부의 재정을 고령화문제의 무조건적인 해결책으로 활용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정부도 시장의 플레이어가 된 이상 금융시장이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고령화라는 문제를 시장을 통해 바라보고 상품을 통해 내다볼 수 있도록 준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당국 측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세제 혜택을 지원하기가 녹록지 않다고 운을 뗐다. 금융당국과 청와대, 그리고 기획재정부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세제개편이나 인센티브 등의 유인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는 그간 세금혜택의 유무에 따라 투자자의 의사결정이 크게 달라졌던 금융시장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시장의 실패를 초래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정부의 노력만으로 호모 헌드레드들의 노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령화 시대는 정체되어 있는 국내 자본시장에도 하나의 기회인만큼 금융업계 역시 다양한 상품으로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

단순히 상품을 내 놓고 파는 데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모아진 자금을 어떻게 굴리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위한 금융상품은 정부와 국민, 그리고 금융업계에게 공동의 책임이 있는 셈이다. 다만 업계와 국민이 액션플랜을 선보이기 위해선 정부의 발빠른 움직임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날 당국 측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현실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언론과 젊은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만큼 구체적인 정책으로 뒷받침 하겠다는 뜻일게다.

올해 초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100세 시대'를 화두로 던졌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부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그 화두가 빛을 바래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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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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