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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광란의 랠리' 붕괴…트럼프의 '워시 카드'가 흔든 글로벌 원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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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중력 벗어난 랠리"…중국 투기자금이 키운 거품
트럼프의 '연준 카드'가 방아쇠…달러 강세로 급반전
"건강한 조정" 평가 속 중기 전망은 엇갈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귀금속과 국제 유가가 2일(현지시간) 동반 하락했다.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던 금과 은 가격이 하루 만에 급락하며 원자재 시장 역사상 손꼽히는 변동성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선택한 점이 최근 급락장의 핵심 촉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물 금 가격은 유럽 초반 거래에서 온스당 4713.39달러로 3.2% 하락했다. 앞서 금은 지난 30일(금요일) 하루에만 9% 이상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은도 31% 넘게 폭락하며 1980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귀금속 급락은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와 맞물려 나타났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은 아시아·태평양 증시 하락 흐름을 이어받아 약세로 출발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 역시 주 초 거래를 하락세로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점에 진열된 골드바와 실버바의 모습 [사진=뉴스핌]

◆ "수급 중력 벗어난 랠리"…중국 투기자금이 키운 거품

시장 충격의 배경에는 이미 과열 국면에 들어섰던 귀금속 랠리가 자리하고 있다. 금과 은은 물론 구리와 주석 등 산업금속까지 가격이 수급이라는 '중력'을 벗어난 듯 치솟았고, 중국발 투기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랠리를 주도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 시장의 경우 연간 공급 규모가 약 980억 달러로 금(약 7870억 달러)에 비해 훨씬 작은 탓에, 투기적 자금 유입 시 가격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실제로 금요일 세계 최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의 거래대금은 400억 달러를 넘어 애플과 아마존의 합산 거래대금을 웃돌았다.

파생상품 시장의 과열도 가격 급등과 급락을 증폭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옵션 시장에서는 은 가격 상승에 베팅한 콜옵션 거래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옵션을 매도한 딜러들은 위험 관리를 위해 기초자산인 은을 추가로 매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가격 상승이 다시 매수를 부르는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 환경이 형성되며, 랠리에 거품이 더해졌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상승 국면에서는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지만, 방향이 한 번 꺾일 경우에는 정반대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매수 헤지를 위해 쌓였던 포지션이 빠르게 청산되면서, 하락 국면에서도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자기 강화적 변동성이 발생했고, 이는 은 가격의 기록적인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전 상품 부문 책임자 알렉산더 캠벨은 "위로 오를 때는 기계적으로 매수가 붙고, 내려갈 때는 그 반대가 반복된다"며 "그래서 이렇게 빠르게 오르고, 또 빠르게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 출신 귀금속 트레이더 로버트 고틀립도 "거래가 지나치게 혼잡해져 있었다"며 "위험 회피 심리가 유동성을 급격히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의 '연준 카드'가 방아쇠…달러 강세로 급반전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할 계획이라는 보도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 달러의 가치가 급등했고, 달러 약세와 연준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베팅했던 귀금속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귀금속 정련업체 헤라우스 프레셔스 메탈스의 트레이딩 총괄 도미니크 슈페르첼은 "내 커리어에서 본 가장 격렬한 움직임"이라며 "안정성의 상징인 금에서 이런 변동성이 나타났다는 것 자체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준 독립성 우려가 진정되면서, 1월 말 형성됐던 '원 트레이드'가 되돌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서 '원 트레이드'란 연준 독립성 약화와 달러 약세, 풍부한 유동성을 전제로 형성된 하나의 거시 베팅에 원자재·귀금속·신흥국 자산이 동시에 묶여 있던 거래 구조를 의미한다.

시즈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샤를-앙리 몽쇼는 "당시 시장은 원자재 롱, 귀금속 롱, 신흥국 롱이 동시에 쌓인 거대한 레버리지 거래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워시 지명은 이 구조를 재평가하게 만든 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유동성 축소 가능성과 불확실성"이라고 덧붙였다.

◆ "건강한 조정" 평가 속 중기 전망은 엇갈려

다만 이번 급락을 구조적 붕괴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JP모간 프라이빗 뱅크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 그레이스 피터스는 "미 국채, 달러, 금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금은 여전히 최고의 지정학적 헤지 자산"이라며 연말 금 가격 전망치로 온스당 6500달러를 유지했다. 그는 "금 비중은 운용자산의 3%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해, 5~10%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위즈덤트리의 니테시 샤도 이번 조정을 "건강한 조정"으로 평가하며 연말 금 가격을 5020달러, 은 가격을 88달러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금의 테마적 상승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연말 6000달러 전망을 재확인했다.

◆ 유가도 동반 약세…"패닉 국면은 아냐"

유가 역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지정학적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이다. 브렌트유 4월물은 배럴당 66달러로 4.4% 하락했고, WTI 3월물은 62달러대로 5%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6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이 될 가능성이 있다.

HSBC의 멀티에셋 전략 총괄 맥스 케트너는 "이번 하락은 시장 패닉이라기보다 과도하게 쌓였던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이라며 "귀금속 조정이 주식이나 신용시장에 중대한 구조적 충격을 주는 국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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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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