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부동산디벨로퍼에서 출발, 저축은행과 대형 시공사까지 인수한 프라임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또 하나의 부동산디벨로퍼 신화가 사라질 판국에 놓였다.
25일 프라임그룹은 지주회사인 프라임개발과 엔지니어링 분야 계열사인 삼안의 워크아웃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임그룹의 역사는 광진구 구의동과 역사를 함께한다. 프라임개발은 1997년 동서울터미널 인근 구의동에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프라임'아파트 단지 1592가구를 분양하면서 디벨로퍼로서의 첫 발걸음을 뗏으며, 이듬해인 1998년에는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테크노마트를 분양해 디벨로퍼 업계에 확고히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000년대 초반에도 굵직굵직한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섰다. 2000년에는 용인 수지2지구 프라임아파트462가구를 완공했으며, 2003년 들어서는 김포시 풍무동에는 프라임빌1351세대를 완공했다.
프라임그룹은 2000년대 중반 들어서는 디벨로퍼로서의 활동은 부진했지만 잇단 M&A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파장을 주도했다. 우선 98년 엔지니어링 업체 삼안과 현 프라임 상호저축은행인 서은상호신용금고 인수를 시작으로 2003년에는 한글과컴퓨터를, 2005년에는 이노츠, 2006년에는 부동산TV를 인수했으며, 2008년에는 전통의 건설사 동아건설까지 인수하며 건설업계의 중심축에 합류했다.
동아건설 이름으로 추진했던 부동산 사업은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주상복합 용산프라임과 고양시 더퍼스트프라임 등이 양호한 분양실적을 거뒀으며,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에서 성공적인 분양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동아건설이 론칭한 아파트-주상복합 브랜드 더퍼스트프라임은 강원도 동해와 충남 서산에서도 잇따라 선보였으며, 이밖에도 동아건설은 '껍데기'만 남은 상태에서 프라임그룹측에 인수됐지만 활발한 토목 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프라임그룹은 동아건설 인수시점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유동성 위기가 시작되면서 신도림 테크노마트 매각을 시작으로 잇단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프라임개발 및 연결회사의 총 부채는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들어 발생한 구의 테크노마트 공진현상은 진행 중이던 테크노마트 매각 협상을 사실상 중단 시켰으며, 입주사들의 반발에 따라 프라임그룹 전체를 휘청거리게 만든 사건으로 꼽힌다.
프라임그룹은 자산 매각작업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그룹내 사정도 극도로 나빠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이번 워크아웃 대상에 오른 엔지니어링업체 삼안의 경우 흑자기업임에도 임금체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등 동아건설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힘들게 사업을 추진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프라임개발과 삼안의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프라임그룹의 와해도 가능한 수순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동아건설의 경우 워크아웃 대상업체에서 제외됐지만 지주사인 프라임개발이 워크아웃을 넘지 못할 경우 재매각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 경우 부동산 전문회사를 꿈꿨던 프라임그룹은 와해 과정을 밟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라임그룹 입장에선 워크아웃은 피해갈 수 없는 수순이었던 셈"이라며 "다행히 최대 계열사인 동아건설의 사정이 나쁘지 않으며, 삼안의 경우 건설부동산 시장이 조금만 호전되도 매력있는 매물인 만큼 워크아웃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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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