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사실상 마감하게 될 위기에 놓였다.
오 시장은 24일 실시된 전면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에서 투표울이 33.3%를 넘지 못하면서 결국 자신이 지난 22일 밝힌 대로 시장직을 자진 사퇴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오 시장의 주민투표 발의와 이에 따른 자멸은 오세훈 시장의 정치력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지목된다.
오 시장의 정치인생을 더듬어 보면 오 시장은 '온실 속 화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0년 당시 차기 대통령 후보 1위 이회창 당대표의 영입 속에 안전지대인 강남을에 출마, 당선 되면서 오 시장의 정치인생은 흐르는 물이 배를 밀듯이 순탄하게 이루어졌다.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음에도 열린우리당 시장 후보로 결정된 강금실 후보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쉽게 당 경선을 통과하고 역시 손쉽게 당선이 됐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오 시장은 대부분의 한나라당 후보가 몰락하는 가운데서도 서울시장으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행운을 타고났다고 말할 만큼 행복한 정치 인생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 같은 오 시장의 행운은 불과 1년을 넘지 못하고 스스로 좌초하고 말았다.
오 시장이 '지면 끝'인 치킨게임을 스스로 결정하게 된 것은 다분히 지난 2004년 탄핵풍을 불러일으킨 故노무현 전대통령을 모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노 전대통령은 의회 소수파인 자세력을 2004년 총선에서 만회하기 위해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켜준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하는 극한 방식을 택했으며, 청와대 회동을 통해 열린우리당 지지를 요청하면서 탄핵이라는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노 전대통령의 모험은 결과적으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대승을 이끌어냈고, 자신의 대통령직도 굳건히 지킨채 마감했다.
노 전대통령과 오 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노 전대통령은 자신의 계획하에 정세를 주도한 반면 오 시장은 외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무덤을 팠다는 점이다.
역대 주민투표가 단 한차례로 성공한 적이 없었다는 점과 현재 한나라당과 당시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다르다는 점에서도 오 시장의 주민투표 발의는 무모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더욱이 당시 탄핵풍을 이끌었던 열린우리당은 현재 오 시장이 상대하고 있는 '적'이다.
서울시 의회의 여소야대 정국을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주민투표라는 '이겨봐야 본전'인 싸움을 시도한 것은 정계 입문 이후 줄곧 '행복한' 정치인생을 보낸 오 시장의 정치력 부재에서 파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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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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