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4일 치러질 전면 무상급식 관련 찬반투표 성사 여부에 시장직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오 시장은 24일 주민투표가 33.3%의 투표율을 넘지 못해 투표 자체가 무산되거나 투표가 이루어지더라도 야당 쪽 의견인 전면무상급식으로 주민들의 의사가 결정될 경우 시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6.2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서울시 의회의 3/4, 구청장의 4/5를 장악하면서 계속되고 있는 시정 흔들기에 대한 극한 선택인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야당이 2008년 서울시교육감선거에서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오고 있는 전면무상급식안을 채택하더라도 야당의 시정 흔들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고, 주민투표가 부결되거나 오 시장 안인 차별 급식이 채택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시장직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차제에 백척간두의 일전을 벌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오 시장의 '백척간두의 결투'는 故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시절 즐겨사용하던 수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불과 3달만인 2003년 5월 청와대에서 5.18행사추진위원회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운을 뗀 후 자신의 대통령직을 건 잇단 승부수를 던진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같은 해 10월13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불신임시 이듬해 2월 사임과 2004년 총선 때 대통령 보궐선거 함께 실시 등의 상세한 정치 일정도 제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고민도 오 시장의 고민과 일치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야당인 한나라당은 물론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켜준 새천년민주당에서도 소수파였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측면 지원했으며, 만약 열린우리당이 2004년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에 이 같은 백척간두의 승부를 꺼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노 대통령은 200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아직 입당하지 않은 열린우리당을 지원했다는 야당의 공세로 탄핵까지 가는 절대절명의 승부를 벌인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백척간두 승부에 '성공한' 노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될 것인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면서도 국민들의 편가르기가 불가피한 이런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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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