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권영수 사장이 자랑하고, 스티브 잡스가 극찬하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매개로 한 LG디스플레이와 애플간 우호관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스마트폰 및 태블릿 분야에서의 특허 분쟁으로 삼성전자와 부품 공급관계에서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애플이 이번엔 LG 진영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17일 MF글로벌 FXA 증권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LCD 물량 확보를 위해 샤프에 10억달러를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샤프는 최근 들어 중소형 LCD패널 비중을 높이고 애플 전용 패널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최근 TV용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하는 미에현 카메야마공장을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패널 공장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번에 애플의 투자 대상도 카메야마공장이다.
또, LCD 구동방식도 기존에는 VA(Vertical Alignment)가 주력이었으나, 애플에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IPS(In-Plane Switching)를 도입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말 12억달러를 도시바 LCD공장에 투자하기도 했다. 올 초 건설을 시작한 도시바 LCD공장은 가동에 들어갈 경우 매달 1700만장의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같은 상황은 가뜩이나 LCD 시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 또 하나의 비보(悲報)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매출 급감에도 불구, 모바일용, 특히 고부가 제품인 애플향 AH-IPS(레티나 디스플레이) 판매에 힘입어 경쟁사 대비 실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애플과 샤프간 지분관계가 맺어질 경우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주력 LCD 공급선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향 패널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일본 샤프의 공급 규모는 애플 전체 수요의 20%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당장 애플이 LG디스플레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물량을 급격히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품 공급처가 늘면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해왔던 애플의 생산 전략으로 볼 때, 샤프나 도시바로부터의 안정적인 공급을 무기로 LG디스플레이에게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AH-IPS가 더 이상 '고부가' 제품으로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애플이 샤프에 투자한다는 소식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았다"며, "일부에서 샤프가 아이폰6용 패널의 주력 공급선이 될 것이라는 루머도 있지만,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아직 아이폰5도 출시되지 않은 만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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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