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구글이 125억 달러를 투자해 일종의 특허 '보험'을 들었는데, 비록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개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는 해도 이번 행보를 바라보는 경쟁사들의 마음은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검색엔진 업계의 거인인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업체 모토로라 모빌러티를 인수하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 관련 특허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업체들이 결성한 컨소시엄이 파산한 노텔(Nortel)로부터 최근 6000개의 특허를 45억 달러에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적 재산권은 구글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경쟁사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에게 더 많은 로열티를 요구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제품 판매를 완전 금지시킬 위험성마저 있기 때문이다.
모토로라 모빌러티가 보유하고 있는 1만 7000개의 특허를 소유함으로써 구글은 이 같은 위험으로부터 안드로이드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은 이 처럼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를 결정했다.
구글은 모토롤라 모빌러티의 주식을 지난 금요일(12일) 종가에 63%의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으로 매입하게 된다.
독점 규제 당국은 구글의 이번 M&A를 못마땅해 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구글이 인터넷 검색 업계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무선 통신 서비스 제공시 불공평한 잇점을 누리게 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낸다. 일부에선 구글이 스마트폰 생산에서도 다른 형태의 이득을 올릴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시장에서 모토로라 모빌러티의 시장 점유율은 낮다. 따라서 당국이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러티 인수를 저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번 M&A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모토롤라 모빌러티에 25억달러를 지급하게 된다.
한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해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이번 M&A를 공개적으로는 지지하고 있지만 내심 불편할 수 있다.
삼성, HTC, LG 등 스마트폰 생산업체들은 이동통신 사업이 컴퓨터 산업의 전철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컴퓨터 하드웨어 생산업체들의 마진은 잔인할 정도로 낮은 데 반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윤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컴퓨터 하드웨어 생산업체들은 향후 하드웨어 부문에서도 소프트웨어 업체들로부터의 잠재적 도전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 모빌러티의 하드웨어 사업이 잘 굴러간다고 가정할 때 구글은 미래 어느 시점이 되면 계열사인 모토로라 모빌러티에 특혜를 주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구글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안드로이드를 다른 업체들에게 개방하기 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글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다른 스마트폰 생산업체들은 나름대로의 보험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운영체계도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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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