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10일 오전 부산시청 브리핑룸.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60)이 회사 로고가 새겨진 푸른색 작업복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지난 2007년 필리핀 수빅에 새 조선소를 건설하면서부터 시작된 노사갈등이 올해 들어 사회적 문제로 번진 상황에서 오너이자 최고 경영자로서 사태의 수습을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리해고자에 대한 지원방안과 회사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국민들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리해고자 문제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 회장은 “노사합의에도 불구하고 외부인들이 무분별하게 개입하는 바람에 회사의 생존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변질되면서 회사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노사문제는 노사에게 맡기고 회사와 협력사들의 회생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진그룹 창업자인 故 조중훈 회장의 차남으로, 2005년 한진그룹에서 독립한 한진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조 회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자신의 회사문제가 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그 책임이 자신에게로 향하는 데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노조의 총파업으로 본격화된 한진중공업 사태는 올해 들어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의 고공농성과 희망버스 등으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민주당과 민노당 등 정치권까지 가세해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자신을 증인으로 채택한 지난 6월17일 사업상 이유로 해외로 출국해 장기간 체류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여론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조 회장은 해외에 나간지 53일만인 지난 8일 전격 귀국해 이날 허남식 부산시장을 만나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호소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노사갈등은 이미 수빅에 조선소를 세울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이전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다 가 최근 정치권이 가세하며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며 “다소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조 회장이 직접 사태해결을 위해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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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