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한국닛산이 '큐브' 3세대 모델을 국내에 공식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박스카 시장 형성을 예고했다. 일본에서는 확실하게 뿌리내린 박스카 시장이지만 국내는 아직 불모지다.
일단 초반 시장의 관심도는 합격점이다. 10일 한국닛산에 따르면 큐브는 지난 달 예약판매를 시작해 출시일인 지난 9일까지 총 1200여대의 계약고를 올렸다.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없는 수입차의 단일 차종으로는 '대박' 수준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큐브를 국내에 가져오기로 결정하면서 월 300대 수준의 판매를 예상했지만 고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감안해 월 500대 수준으로 목표를 상향했다"며 "공급만 원활하게 유지된다면 목표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큐브의 초반 돌풍이 이어지려면 용도나 타킷층이 겹치는 기아차 '쏘울'과의 대결구도 형성을 중요 포인트로 보고 있다.
쏘울은 박스카와 미니밴의 중간 정도되는 패션카라고 봐야하겠지만 국내에서는 큐브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컨셉이 쏘울 말고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큐브는 인기 연예인이 타는 차로 입소문이 나면서 여성과 젊은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초반 인기는 이런 측면이 크게 작용했지만 도로에서 많은 수의 큐브가 보이기 시작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큐브만으로 초반 인기를 6개월, 1년 이상 꾸준히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인 것. 쏘울과의 대결구도 형성으로 서로의 상승효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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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한국닛산이 국내에 들여온 큐브(왼쪽)의 초반 돌풍이 이어지려면 용도나 타킷층이 겹치는 기아차 쏘울(오른쪽)과의 대결구도 형성을 중요 포인트로 보고 있다. |
큐브와 쏘울은 이미 미국시장에서 대결구도를 형성해 왔다. 지난해 미국시장 성적은 쏘울의 승리.
쏘울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6만7110대를 팔면서 큐브(2만2968대)를 압도했다. 박스카 경쟁차종인 토요타의 싸이언 xB가 2만364대로 큐브를 추격했다.
올해들어서도 1~7월까지 쏘울은 6만5118대를 판매했다. 큐브는 같은 기간 1만2614대, 싸이언 xB는 9774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쏘울에 뒤쳐진 상태다.
하지만 국내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달라진다. 쏘울은 1~7월까지 국내에서 총 1만78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큐브가 예약판매만으로 한 달만에 1200여대의 계약고를 올렸다는 점에서 쏘울의 국내 판매는 초라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쏘울이 판매회복을 위해 지난달 신형 GDI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2012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큐브와의 대결에 대비해 왔다"면서 "연비도 크게 향상시켰고 성능과 편의기능 대비, 가격 경쟁력까지 강화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닛산도 쏘울을 의식, 큐브 런칭을 준비하며 가격 경쟁력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큐브 1.8S 모델 2190만원(부가세 포함), 1.8SL 모델 249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수입차 최고의 가격 경쟁력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기아차는 쏘울의 옵션이나 가격이 큐브와 비교해 경쟁력이 더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쏘울의 최고 옵션 모델은 1990만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에서 쏘울은 타킷 층이 광범위하지 않은 차이기 때문에 현재의 판매량이 크게 문제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큐브와 비교해서 성능과 가격 경쟁력 측면의 비교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큐브는 가수 이효리의 자동차로 국내에서 유명해진 차다. 4기통 1.8 엔진과 3세대 X트로닉 CVT(무단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6.8kg·m의 성능을 낸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4.6km다.
2012년형 쏘울은 가솔린 1.6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5.7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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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