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의영 기자] 미국 경기둔화 우려에 IT(전기전자)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215.06(2.80%) 하락한 7456.16을 기록했다.
IT주 중에서는 삼성전기가 5% 가까이 급락하는 등 낙폭이 컸다. 지난달 21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해 장중 8만4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LG전자(-3.50%)와 LG디스플레이(-3.48%), LG이노텍(-1.82%) 등도 급락하며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고, 하이닉스(-4.52%)와 삼성SDI(-4.11%), 삼성전자(-2.23%) 등도 하락폭이 컸다.
IT주들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최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7월 제조업 지수는 50.9로 전월(55.3)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54.4를 크게 밑돌 뿐 아니라 2009년 7월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하나대투증권 전성훈 연구원은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의 감소는 최근 일련의 미국 부채 관련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7~8월에 걸친 미국 IT 소매 판매의 위축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ISM 제조업 지수의 전망 하회가 단기적으로 IT업종의 주가 약세를 유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IT업종의 주가가 의미 있는 반등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매크로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거나 외국 경쟁사에 구조조정 등 부정적 이슈가 불거질 경우에는 주가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그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김성인 상무는 "미국발 더블딥(이중침체) 얘기가 나오면서 주가의 낙폭이 커졌다"며 "하반기 실적도 기대할 게 없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주가 상승도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국내 IT업종 주가가 반등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전성훈 연구원은 "부채 증액의 해결 등 미국 내 경기 심리 변화에 따라 8월 이후 IT 선행지수의 반등이 나타날 경우 실적 개선과 매크로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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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