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양대노총 UGT 로드리게즈 위원장 “덩치만으로 선진 금융 못돼”
- 산탄데르식 구조조정, 조기 퇴직자는 많은 보상·정년 가까우면 연금 줘
- “한국의 은행들은 외국자본 이용해 M&A 한계”
[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의 은행들이 유럽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Santander)처럼 되겠다고? 덩치만 키워서는 어려울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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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게즈 스페인 UGT 노총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다동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스페인에서는 UGT와 CC.OO가 전체 노조 조합원의 80%를 보유하며 우리처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중심의 양대노총 체제가 자리잡았다. 로드르게즈 위원장은 우리로 치면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나 김용훈 민주노총 위원장 수준의 위치로 스페인 경제 사정에 밝다.
로드리게즈 위원장이 말한 산탄데르의 성공비결은 뭘까.
그는 산탄데르는 원래 스페인 금융시장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자리잡고 있었다는 점을 대형 은행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으로 꼽았다. “산탄데르는 고객층을 두텁게 한 다음 스페인 내의 은행간 M&A를 추진했다”고 했다. 또 다른 원동력은 금융기술이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엄청나게 쏟아부은 투자. 그는 “산탄데르는 단순한 대형, 다국적은행이 아니다”면서 “금융 기술면에서도 선진 수준이다”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한국의 은행들은 그러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은행들은 외국자본의 힘을 빌려서 M&A를 추진하려 한다는 점이 산탄데르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려 하자 반년 동안 항의와 집회를 연 외환은행 노조와 연봉제를 놓고 파업을 벌이고 있는 SC제일은행 노사 문제에 대해서, 그는 스페인의 합리적인 노사 해결법을 예로 소개했다. 스페인은 네덜란드와 함께 유럽에서 노사관계가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스페인에서는 노사 분쟁이 발생하면 대화를 먼저 시작하고 협상을 통해 합의점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사가 합의해서 만든 ‘윤리규정’을 철저히 지킨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윤리규정에는 경영진과 직원은 존엄성을 존중하고 가정과 삶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도록 존중하고 착취는 금지하며 단체협상권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칙은 산탄데르가 글로벌 인수합병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로드리게즈 위원장은 “은행간 인수합병이 있으면 인력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하는데 퇴직이 가까운 근로자에게는 연금을 주고 그렇지 않은 근로자에게는 법적으로 보장된 보상 규모보다 큰 금액을 주고 명예퇴직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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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