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보험사들의 회사채 매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꼼짝않는 시장금리 탓에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채권을 사려는 선택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박근희 사장 취임 이후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는 점도 이유라는 주장도 있다.
2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난달 1조 990억원의 회사채를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5월 3501억원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올해 4월의 9108억원 보다도 20.7%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24일까지 보험사의 회사채 순매수 물량은 6343억원이다.
추세적으로 보면 월별 등락은 있지만 지난 2009년 8월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매수 규모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험사들이 회사채 매수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사 자산은 통상 국고채와 회사채, 주식 등 유가증권 비중이 크다. 그중에서도 안정성이 뛰어난 국고채, 장기채 투자에 치중해왔다. 회사채에 대해서는 국채에 비해 리스크가 큰 만큼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투자한다.
하지만 지난해말 이후 5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가지 않다 보니 '살 만한' 물건이 없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보험사들의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5.0~5.2% 수준. 더욱이 최근 박근희 사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삼성생명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섰고, 자연스레 조달금리도 올라갔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회사채를 제외하고 5%대의 채권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 실제 지난 24일 기준 A+급 회사채 5년물 금리가 5.16%로 5%를 겨우 넘는 상황이다.
보험사 한 채권매니저는 "5%대의 국채를 찾아볼 수가 없는데 보험사간 경쟁이 더 가열되고 있다"며 "안하던 회사채에 손을 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보험사의 국채선물 매도가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며 "역마진을 막으려고 회사채를 사서 선물쪽에서 헤지를 하는 것 같다 "고 설명했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요즘 같은 저금리 세상은 보험사들에게는 가시밭길"이라며 "회사채나 구조화채권을 검토하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박유나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들은 보통 만기가 긴 채권을 담는데 회사채는 만기도 길지 않고 유동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굳이 담을 이유가 없다"고 전제한 후 "다만 요즘은 국채 스프레드가 너무 붙어서 할 수 없이 크레딧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량물의 경우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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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