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업 수직계열화 20년만에 수출주도형 탈바꿈..자원개발도 고속성장
[뉴스핌=김홍군 기자]“글로벌로의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998년 취임한 직후부터 SK의 글로벌 플레이어 도약을 강조해 왔다. 실제, 2000년 신년사에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경험과 경쟁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컴퍼니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Globalized Innovative Marketing’을 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글로벌 승부수는 올해로 수직계열화 20주년을 맞은 석유화학 사업을 로컬 중심에서 수출주도형으로 전환시켰으며, 자원개발사업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SK그룹은 1991년 6월 울산콤플렉스에 제2에틸렌 생산시설 등 총 9개 공장을 한꺼번에 준공하며 정유, 석유화학, 필름, 원사, 섬유, 봉제에 이르는 석유화학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로컬에서 수출 주도형 진화
지난 17일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 제6부두에는 선박 1척이 접안해 있었다. 7만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인 이 배는 중국에 수출하는 항공유를 싣기 위해 대기중으로, 30만 배럴의 물량을 다 채우는 대로 출항할 예정이다.
SK 울산 콤플렉스는 20척이 넘는 석유화학제품 수출선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8개 부두를 보유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8개 부두에서 국내 하루 소비량(200만 배럴)의 4분의 1 가량인 50만 배럴의 석유제품을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요즘엔 수출물량이 밀려 대기중인 선박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SK그룹의 석유화학사업은 45조8669억원 매출에 27조7208억원의 수출을 기록, 수출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수직계열화 20년 만에 매출은 11배, 수출은 27배 증가하면서 SK그룹의 든든한 성장 버팀목이 됨은 물론 국내 2위의 수출기업으로 도약한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국내 석유시장은 레드오션인 만큼 글로벌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봤다”며 “2005년을 기점으로 수출비중이 50%가 넘는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자원확보 5억3000만 배럴..20년만에 10배↑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드라이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게 자원개발 사업이다. SK그룹은 현재 전세계 14개국, 26개 광구에서 활발한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원유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8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5억3000만 배럴로, 수직계열화 원년인 1991년의 5400만 배럴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실적도 꾸준히 증가해 SK그룹의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SK그룹의 자원개발 매출은 2007년 3232억원, 2008년 5253억원, 2009년 635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783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1분기에만 277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3%에 이어 올 1분기에는 58%에 달하는 등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SK그룹은 지난해 석유화학사업 매출의 약 60%를 수출에서 달성하는 등 수직계열화 20년만에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 |
SK그룹은 최 회장의 지휘 아래 콜롬비아 등 탐사광구에서의 시추, 생산광구 추가 매입 등에 나서는 등 자원개발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녹색에너지까지 수직계열화
최태원 회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옛 SK기술원)를 방문해 전기차용 배터리, 그린폴(이산화탄소플라스틱), 그린콜(청정석탄에너지), 바이오연료 등 SK의 미래를 책임질 ‘그린 비즈니스’를 강조하고 나섰다.
자원개발과 수출기업으로 대변됐던 SK그룹을 녹색성장 리더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SK그룹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LNG사업에서도 가스전 탐사, 생산ㆍ액화, 트레이딩, 발전, 집단에너지 공급 등 밸류체인(Value-Chain) 전과정을 수직계열화 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충남 서산일반산업단지에 600M 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착공식을 갖고 전기차용 배터리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최태원 회장은 20년전 이룬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발판으로 천연가스, 녹색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 모든 에너지군에서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진정한 에너지 리더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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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