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세기의 투자 귀재, 오마하의 현인 웨렌 버핏이 공식석상에서 소콜 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지난달 30일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개최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는 이처럼 무거운 주제와 대답으로 개최되면서, 평소 같으면 화기애애했을 장소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버핏은 소콜이 씨티그룹과의 논의가 개시되기 불과 4주 전인 지난 1월에 루브리졸 지분 매입을 공개하지 않는 등 버크셔의 내부자거래 규칙을 위반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소콜에게 루브리졸 지분을 언제 매입했나라고 물어보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라면서, 이 문제는 "해명하기도 용서받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소콜은 버크셔의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사업부의 회장직을 맡으면서 최고 딜 메이커 역할을 하는 등 버크셔 해서웨이를 물려받을 수 있는 후계자들 중 앞서가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지만, 루브리졸 투자 추문으로 지난 4월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났다.
소콜은 버크셔가 루브리졸을 9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지분 투자에서 300만 달러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내부자거래 관련 수사에 착수하면서 버핏의 경영자 관리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소콜의 이탈로 후계자 구도 역시 불확실해졌다. 버크셔는 버핏이 은퇴하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투자담당자(CIO)를 분리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 CIO 후계자로 헤지펀드 매니저 토드 콤스를 영입한 바 있다.
소콜의 사임 이전에 CEO 후계자는 4명이 경쟁한다고 버핏은 말했다. 재보험사 대표를 맡고 있는 아짓 제인(Ajit Jain)과 벌링턴 노던 산타페 철도회사 대표인 매슈 로즈(Matthew Rose), 케이코 자동차보험을 맡고 있는 토니 나이슬리(Tony Nicely),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대표 그레그 아벨(Greg Abel) 그리고 재보험사 제너럴리의 태드 몬트로스(Tad Montross) 등이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거론되곤 했다.
이날 찰리 멍거 부회장과 5시간 동안의 주주들에 대한 질의 응답 행사를 진행한 버핏은 후계자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화살처럼 꼿꼿한 사람에게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후에 그는 제인 대표를 치켜세우면서 "아짓 제인 사장이 내린 결정을 보면 그 어떤 것도 내가 더 잘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해 후임자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한편 소콜 문제에 대한 논의를 마친 버핏은 주주총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한 자신이 가장 큰 책임성을 가진 기업 인수합병(M&A) 투자와 관련된 논의에 집중했다.
버핏 스스로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톡 페스티벌'이라고 부르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는 4만 명에 이르는 주주들이 참석하며, 소콜과 같은 후계자 문제 외에도 향후 투자 전망이나 여러가지 투자 아이디어와 같은 금쪽 같은 논의를 기다린다.
그는 앞으로 루브리졸 인수 규모와 같은 정도의 M&A 2건 정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아이디어와 관련해서 그는 금에 투자하는 것은 고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금은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일 뿐 생산에 기반하는 투자 대상으로는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본다는 투자철학을 드러내기도 했다. 석유에 대한 투자 역시 앞으로 가격을 제대로 전망하기 힘들고 생산적인 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 버핏은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속도가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무엇보다 달러화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주요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둘 것을 주문했다.
버핏은 또 버크셔와 같은 개별종목보다는 지수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함께 향후 50년 전망으로 유망한 투자처로는 첨단기술과 에너지 쪽에 투자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버크셔는 분기 순익이 뉴질랜드 및 일본 대지진 등의 사태로 인해 전년동기 36억 3000만 달러보다 58%나 감소한 15억 10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2억 2000만 달러보다 28% 감소한 15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손실은 10억 7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뉴질랜드 지진에서도 4억 12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2011년은 9년 만에 처음으로 보험인수 부문에서 첫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버핏은 예상했다.
버크셔는 주로 보험부문에서 투자를 위한 저금리 조달을 한다는 면에서 이 분야에서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투자자금 조달에 부담이 발생할 것임을 시사한다.
이날 버핏은 배당을 실시하는게 어떻겠느냐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대해 382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 투자 여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더 좋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버핏은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주가는 하락할 것이고 또 하락하는 것이 당연할 것 것"이라고 말해 다소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이렇게 분명하게 배당과 주가의 관계에 대해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버핏은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만, 의회가 이번달 중순까지 143억 달러인 국채 발행 한도를 늘리지 않는다면 "가장 터무니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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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