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LCD패널 세계 1위(매출기준), 전체TV·평판TV·LCD TV 세계 1위, 휴대폰 세계 2위.
한국이 보유한 전자기업 삼성전자가 그동안 쌓아 올린 성적표다.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삼성전자는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1등'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견제도 많이 받는다. 경쟁 기업은 물론, 특허 괴물(Patent Troll)들로부터 각종 소송에 시달리는가 하면, 사회단체들이 대기업을 공격할 때도 항상 삼성전자가 서두에 오른다. 심지어는 영업이익을 많이 냈다고 정치권으로부터 쓴 소리를 들은 일도 있다.
2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 못이 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라는 발언은 이같은 삼성전자의 처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 경쟁사들에게 있어 삼성전자는 상당히 위험한 기업이다. 주요 전자제품은 물론, 전자부품의 양대 축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까지 모두 사업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보니 경쟁사 입장에서는 상대하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소니와 애플은 각각 삼성전자에게 있어 TV 및 모바일 분야의 경쟁사이자 LCD 및 반도체 분야의 고객사이기도 하다.
이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소니와 애플과의 관계 설정에 고민거리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소니·애플 역시 안정적인 부품 공급선 유지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함부로 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부품 분야의 경쟁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장치 산업인 반도체와 LCD는 시황 사이클에 따라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의 실적이 비슷한 곡선을 그린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호황 때 벌어놓은 돈으로 불황을 버티는 구조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제품 부문이 함께 존재하는 특성으로 인해 반도체나 LCD 시황이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도 버틸 수 있는 내공이 강하다.
불황기에도 높은 가동률과 공격적인 투자를 고수하며 상대방을 고사시키는 식의 '치킨게임'이 벌어질 경우 단일 품목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상대가 될 리 없다.
미국 프로레슬링에 '로얄럼블'이라는 경기가 있다. 1대 1 대결이 아니라 순서대로 계속해서 선수가 링에 들어오는 가운데 특별한 편 가르기 없이 서로를 링 밖으로 밀어내고, 마지막에 남는 선수가 승자가 되는 방식이다.
여기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딱히 개인적인 원한이나 친분이 없는 한 힘을 합해 가장 강력한 선수를 먼저 링 밖으로 몰아낸다.
전자업계에서 삼성전자의 포지션은 '로얄럼블'에서 '가장 강력한 선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억울하다고 하소연해봤자 심정적으로는 동조해 줄망정 억울함을 풀어줄 이는 없다.
스스로 강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튀어나온 못을 때리는 보편적인 심리가 못마땅하다면, 망치로 맞아도 굽혀지지 않는 강력한 콘크리트 못이 돼야 한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
![](https://img.newspim.com/news/2024/07/01/2407011136526800_171_tc.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