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정지서 기자] 서울시내 한 가운데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을지로 센터원 빌딩. 그 허리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기자가 건물 19층 접견실에서 서울 시내 광경을 바라보는 순간, 당장이라도 손에 닿을 듯한 북악산과 북한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와 산의 정기를 그대로 전달받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여기가 예전 주전소(鑄錢所) 자리입니다. 기왕이면 명당이 기분도 좋지 않습니까? 돈을 찍어낸다는 기분으로, 이 곳의 기를 받아 미래에셋이 글로벌 운용사로 한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삼으려 합니다" 을지로 센터원<하단 사진중 중앙 2개동 건물> 시대 개막에 대한 각오에 대한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부회장의 명쾌하고도 간략한 대답이었다.
11년간 여의도에서 탄생과 성장기를 보냈다면 을지로에서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는 또 한번의 도약을 이뤄보겠다는 각오다.
미래에셋운용은 여의도 시대를 지내면서 전체 펀드수탁고 5조 5496억원에서 43조 2868억원으로 1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주식형펀드 역시 2004년 5313억원에서 2011년 3월 현재 26조 852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눈부신 성적표를 얻었다.
구 부회장은 올해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과제로 다름 아닌 국내펀드의 개선을 꼽았다. 잇딴 환매와 수익률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추세의 전환을 꾀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에 환매가 많이 이뤄지면서 수익률 부진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10년 편드의 수익률은 시장수익률대비 연평균 13%대를 아웃퍼폼유지하고 있어 흐름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 부회장은 "다행히 최근 한두달간은 환매 추세도 줄고 있기 때문에 올해 출발은 괜찮은 편"이라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수익률을 주는 것이 목적인 만큼 아웃퍼폼과 함께 상대적 순위도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 "해외 네트워크 강화로 성장 박차"
이와 더불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대해서도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전 국내운용사 최초로 대만 현지운용사 인수에 성공하는 등 수많은 나라에 오피스가 진출해 있어 미래에셋의 해외 운용 인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을지로 시대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적인 시각으로 기존의 성장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 부회장의 옆방에 마련된 비디오 '컨퍼런스 룸'은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미래에셋의 상징으로도 유명하다. 5억원을 호가하는 이 시설은 브라질과 홍콩, 미국을 거점으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과 수시로 접촉하는 글로벌 창구가 되고 있다.
방을 직접 소개한 구 부회장은 "뛰어난 화질과 통화 음질로 세계 각지와 소통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외 출장을 가지 않더라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내심 뿌듯함을 내비쳤다.
구 부회장은 최근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도 글로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브라질을 비롯해 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 자원 부국(富國)에 주목해야 한다"며 "과거 금융이나 IT로 일컫던 부의 패러다임이 자원으로 이동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시장의 핫 이슈로 부상한 헤지펀드에 대해선 "아직은 주력할 시기가 아니지만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 있다"며 "헤지펀드의 핵심은 글로벌 네트워크인 만큼 다른 운용사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운용의 을지로 시대가 열린 올 한해 국내 증시는 어떨까.
구 부회장은 한국 시장의 강한 회복력과 체질에 주목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악재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시들 중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국내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는 "올 한해는 안정적인 움직임 속에 박스권 트레이딩을 지속할 것"이라며 "해외 변수를 고려한 종목 선택이 중요한 만큼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해선 어려운 투자를 해야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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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