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천진공장)의 대규모 리콜 사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타이어업계가 내심 발끈하고 있다.
항변을 하면 대립각으로 비춰져 부메랑이 될까 공식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지만 다분히 한국 업체들에 대한 '깎아내리기식 문제 제기가 아니냐'는 속내가 깔려 있다.
이번에는 타킷이 금호타이어가 됐지만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 등 국내 업체가 모두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는만큼 어느때고 불똥이 튈 수 있는 문제라는 동업자적 우려다.
이와 관련, 25일 업계 고위 관계자는 "작업 규정이 준수되지 않은 것은 맞지만 품질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중국 내 타이어 시장 수성의 기업에 대한 견제와 함께 국내 업체의 기술력을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도 다분히 엿보인다"고 항변했다.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의 대규모 리콜 사태는 중국 CCTV의 '소비주장' 프로그램에서 천진공장이 잔량고무(rework rubber)의 사용량을 20% 이내로 한다는 내부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언론들이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불합격 반제품'이라며 집중적인 품질 문제를 부각시켜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결국, 금호타이어는 자체 조사 결과 작업 규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사실 일부를 확인하고, 관계자 해고 등 조치 및 리콜을 결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중국 내에서 자동차 타이어에 대한 리콜은 이번이 처음인만큼 금호타이어에 미친 파장은 크다.
단적으로 금호타이어는 천진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도 심격한 타격을 받았다.
자칫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면 중국에서 제대로 장사를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다. 완성차 업체 일부는 중국 내 금호타이어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사용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금호타이어 측은 "천진공장 샘플 타이어 테스트 및 생산 공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중국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조사 결과는 빠르면 25일, 26일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문제의 핵심은 잔량고무 사용의 비율이다. 금호타이어 천진공장 관계자들이 사내 규정을 어기고 잔량고무 사용 비율을 높인 것은 분명한 문제로 드러났다.
그러나 논란이 품질 문제로 확산된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언론에서 '불합격 반제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품질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는 리사이클(재생)고무 사용과는 다른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잔량고무는 타이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성 변화가 없는 고무"라면서 "모든 타이어 제조업체들은 과학적 생산기준에 따라 잔량고무를 원고무와 배합해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잔량고무 활용 여부와 제품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며 "잔량고무의 비율을 규정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 비율이 다소 다르게 완제품이 되더라도 성능 등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제품담당 고위 관계자는 "잔량고무 사용을 재생고무 사용처럼 비추는 것은 한국 업체에 대한 견제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 아니냐"면서 "업계에서 25년 이상 활동하면서 잔량고무 사용으로 품질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이번 중국 언론의 보도를 계기로, 중국 내 품질 강화와 소비자 권익을 위한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앞으로 사내 생산 공정 프로세스를 엄격히 준수해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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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