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엽 체제 '강공 모드'…역량 뛰어넘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의 부실 원인은 지나친 공격 경영에 따른 역량을 뛰어넘은 일감이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의 수주잔고는 2조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수주잔고는 건설업 시공능력평가 순위 47위인 LIG건설의 역량을 뛰어넘는 일감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LIG건설은 2007년 출범과 함께 구자원 그룹회장의 차남인 구본엽 부사장이 취임하면서 업체 외견 확장을 위해 '강공 모드'를 지속해왔다. 이는 LIG건설의 모체인 건영이 혁혁한 실적을 갖춘 주택전문업체라는 점에서 주택사업 론칭이 수월한데 따른 것이지만 LIG건설 출범과 함께 시작된 주택시장 침체는 회사의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지적된다.
LIG건설은 지난해 몽골의 도로사업을 수주하는 등 도로 분야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토목사업은 순익이 적은데다 공사비 회수기간이 늦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여기에 LIG건설의 토목사업은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자금 회전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주택 미분양은 법정관리에 직격탄을 주진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LIG건설이 공급한 '리가' 아파트는 분양실적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용인 구성, 서울 중랑, 경남 사천 등 주요 사업장은 대부분 50% 이상 분양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와 같은 분양 시장 침체를 고려할 때 그럭저럭한 실적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아직 분양에 나서지 못한 초기 단계 대형 사업장들의 운용 자금이 회사의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IG건설의 초기 단계 주택사업장은 남양주 평내(704가구), 김포한강신도시(1296가구), 양주 장흥(571가구)등이 있으며, 이밖에 베트남 호치민 탄푸7지구 푸미홍신시가지에서 롯데건설과 공동으로 짓는 2064가구의 주상복합 사업이 있다.
이들 사업장에서는 연간 200억원이 넘는 금융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IG건설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치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수주잔고는 매출액의 4배 정도로 보는데 단순 수치로만 볼 때 지난해 연간 매출이 5000억원 수준인 LIG건설의 수주잔고로는 많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LIG건설은 수주잔고의 70% 이상이 단기 회전이 필요한 주택사업인 만큼 유동성에 치명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의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그 어느 곳도 초기 분양 완료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분양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어 회사의 금융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외견 확장을 위한 주택사업 중심의 사업 확대와, 통제 실패가 LIG건설 법정관리의 주요 원인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IG건설이 출범과 함께 그룹을 전면에 내세워 단기에 사업을 크게 확장했던 것은 조기에 LIG건설을 대형화 하려는 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라며 "실질적 오너인 구본엽 부사장이 경영에 깊숙히 관여했음에도 그룹측의 지원이 미진했던 것은 그룹의 도덕성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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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