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안보람 기자]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차기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되자 금융권의 관심이 산은지주의 민영화, 나아가 '메가뱅크'로 쏠리고 있다.
'메가뱅크론'의 주창자가 강만수 내정자일뿐만 아니라 윤증현 재정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국내 금융정책 수장들이 대부분 강 내정자의 후배들이기 때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취임부터 대형금융기관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결국 강 내정자가 산은지주 회장이지만 앞으로 금융업계에서 무게감은 경제부처 장관급 못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계 안팎의 시각이다. 산은지주를 주축으로 금융회사 간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등 금융권을 재편할 큰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금융위원회는 10일 강만수 위원장을 산은지주 회장으로 임명제청했다. 대통령의 임명 절차만이 남았다.
국내외 경제, 금융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미래의 산은금융지주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됐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강만수 위원장이 '미래의 산은지주를 이끌어갈 적임자' 꼽힌 첫번째 이유는 김석동 위원장과의 '코드'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강만수 내정자는 ▲ 정책금융기관의 대형화 ▲ 대형 민간 투자은행(IB) 육성 ▲ 헤지펀드 사실상 허용 등으로 정리되는 김석동 위원장의 금융산업 재편 밑그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지지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석동 위원장도 이날 강 내정자를 임명제청 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며 산은금융지주 민영화는 내 임기 중 다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영화와 구조개혁 등 굵직굵직한 숙제 있는데 믿고 통으로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며 "(회장직을 맡아 줄 것을) 삼고초려했다"고 밝혔다.
"금융업의 삼성전자를 만들자"며 '메가뱅크론'을 주창한 인물도 다름 아닌 강만수 내정자였다. 그는 지난 2008년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금융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챔피온뱅크'를 탄생시키자"는 주장을 펼쳤고 '산업은행의 민영화'가 절호의 기회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에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금융권 재편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좌절됐던 '메가 뱅크'가 재추진될 수도 있다는 것.
또 대형 IB 육성을 위해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쳐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김석동 위원장은 이날 우리금융 분리매각에 대해 "기본적으로 떼어파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두 분이 코드가 잘 맞으니까 (금융권 재편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어떤 식으로 그림을 그려갈지는 아무도 모르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IB기능, 많은 자본 등 산업은행의 강점을 생각하면 인수합병에 대한 여력은 충분하다"며 "국가적으로도 해외 원전 수주라든지 국가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파이낸싱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국내 금융기관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다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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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