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국제사회가 자국민에 대해 학살을 자행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자산을 동결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카다피의 '오일머니(Oil Money)'가 세계 각국으로 유입됐다고 CNN 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내부 소식통과 위키리크스의 공개 문서에 따르면 그동안 카다피 정권은 리비아의 막대한 석유를 배경으로 상당한 '오일머니'를 축적했으며 이같은 자금을 4개 대륙, 최소 35개 국가에 분산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다피의 오일머니는 고급 부동산으로부터 영국의 출판사, 중동의 고급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는 주요 산유국 중 하나로 석유 수출로 상당한 자금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으며 지난 2003년 유엔의 대리비아 경제 제재 조치가 발효된 후에는 600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카다피 정권은 또한 리비아 중앙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해 주로 국내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는 주로 리스크가 낮은 단기 증권 등에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의 문건에 따르면 리비아 투자청의 모하메드 라야스 청장은 지난해 1월 미국 관료들과의 회담에서 미국 은행들에 약 320억 달러 규모의 현금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금 규모는 지난주 미국 재무부가 카다피의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을 당시 언급했던 규모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또한 미국의 연방파산법원의 자료에 따르면 리비아 정부는 지난 2008년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에도 3억 달러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2009년 베레넥스 에너지를 3억 2000만 달러에 매입해 시장의 관심을 끈 바 있다.
리비아 정부는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도 투자를 단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리스크의 문건에 따르면 리비아 투자청은 특히 복잡하지 않은 세재 시스템을 갖춘 영국에 대한 투자를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투자청은 이탈리아에서 석유 업체인 에니(Eni)의 지분을 매입했으며 유벤투스 구단의 지분도 7.5%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리비아는 짐바브웨이를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에 대해서도 통신과 금융 분야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