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당초 이집트나 튀니지에서 정치불안 사태가 시작됐을 때 글로벌 시장은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글로벌 경제나 금융 시스템 상에서 이들 국가의 중요도가 높지 않았다고 시장이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까지 산유국인 알제리와 모로코, 바레인과 예멘 등에서 민주화 시위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와 공급 균형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리비아의 소요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확대하면서 원유 수출이 중단된 점도 당장 시장에는 가격 급등 요인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채권전문 펀드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이리언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에서 "최근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민주화 시위 상황은 글로벌 경제에도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인근에 위치한 바레인의 경우 나머지 주변 국가들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민주화 시위 양상은 예상을 불허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상품 시장에 커다란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남을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이같은 정치적 불안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세 가지로 분석될 수 있다.
먼저 유가 급등 사태로 인해 생산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또한 원유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이들 지역의 수출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유동적인 리스크 상황에 대해서 선진 주요국들은 단지 방관자로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다소 맥빠진 느낌이 든다.
다만 정권교체 이후의 이집트나 튀니지 등에서는 미국과 영국이 차기 정부의 민주 정부를 적극 지원할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인 점은 다행스럽다.
선진 주요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경제 불안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들을 집행했고 현재는 추가적인 부양 조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국가들에서는 이미 재정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같은 흐름은 단지 시간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최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직접 의사록에 언급할 정도로 정책전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며칠동안 시장 흐름은 복잡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급등한 상품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리스크 회피 투자가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결국 시장의 컨센서스는 중장기적 안정성의 필요성에 대해서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며 동시에 시장은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가 번영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임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엘에이리언 CEO는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