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지속시 긴축모드 전환 불가피
[뉴스핌=이기석 기자] 리비아 민주화시위가 카다피 국가원수의 강경 무력진압 등으로 유혈사태로 비화하고 있다.
이같은 리비아 사태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되는 등 리비아 사태는 지역적인 문제에서 글로벌 긴급사태로 전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급등과 원자재 가격 등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에서 더 나아가 전세계 주가가 급락하고 로컬(local)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로 급선회했다.
특히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단순하게 원유의 공급 차질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그치지 않을 경우 국제금융시장 충격을 넘어 세계 경제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 뉴욕주식시장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4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74%, S&P500지수가 2.05%나 급락하며 마감했다.
반면 미국의 국채로 인식되는 재정증권은 안전자산 선호가 급증하며 3개월 단기물을 제외하고 2년물, 5년물, 10년물, 30년물 채권수익률이 모두 하락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전날 113.64엔에서 112.98달러로 내리면서 엔화 강세가 빚어졌고, 유로/달러는 1.3674달러에서 1.3654달러로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원화가 달러와 거래되는 뉴욕NDF선물환율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짜리 선물환율(fwd)는 나흘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전날보다 10원 이상 급등, 1130원대로 치솟았다. 1130원대로 올라선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선물환율은 1134.00/35.00으로 마감, 전날보다 12.50원이나 급등하며 마감했다. 지난 17일 1115.50/1116.00원 이래 20원 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23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 10원 가까이 급등한 이후 추가로 상승하며 1130원대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은행의 한 딜러는 “리비아발 쇼크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약세 보인 것이 안전 자산 선호 현상 이어지며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대기하고 있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출회로 1130원 중반 중심으로 공방을 벌이며 1130원대 안착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 역시 속도감이 빠르겠지만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선진국 경제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고공 비행을 하게 된다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긴축 모드로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홍순표 팀장은 "수출의 경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출액 대비 원자재수입액 비중(2010년 12월 53%)이 높아지면서 채산성의 악화가 예상된다"며 “주식도 일차적으로 코스피 1900선에서 지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 지역의 민주화 시위 확산 정도와 형태에 따라 조정폭과 기간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리비아 사태, 글로벌 충격 확산 주시해야
이처럼 리비아 사태는 단순하게 제8대 산유국으로서 중동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공급충격 가능성이라는 경제적 영역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락으로 전화되면서 세계 정치경제의 핵심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지난 2008년도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 17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또 리비아도 정정불안으로 일부 수출을 중단시키는 등 원유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리비아 사태는 오랫동안 무바라크 카다피 국가원수가 군부를 장악한 채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고, 민주화 열풍이 불고는 있으나 튀니지나 이집트보다 강경 무력진압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아프리카에서 전이된 민주화 열풍 역시 장기 누적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민주주의 요구와 경제적 모순 해결, 그리고 무력진압에 대한 강력한 항거로 만만치 않게 이어지면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한국의 1980년대, 그리고 1987년대 민주화 항생 당시를 연상시키는 듯한 사태여서 한편으로는 정치사회적 파장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인류 역사와 경험이 가르쳐준 대로 차분하게, 그리고 금융시장 논리로는 그동안 부풀었던 ‘거품’이 있었다면 이를 거둬내면서 조정과 더불어 점검하고 다져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장의 경제적 또는 금융시장적 문제로는 리비아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 급등이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으로 어느정도 파장될 것이며, 국내 경제성장이나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세계 경제의 회복이나 인플레에 어떻게 충격을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리비아 사태의 장기화 또는 리비아 사태의 중동국가 전이 등 국제적 확산에 대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이런 파장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리비아는 이집트와 달리 특별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문제는 단기적인 유가상승보다는 지속 기간에 주목해야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리비아 정정불안에 따른 원유 공급충격 및 유가급등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하야 가능성을 일축하며 강경진압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당분간 리비아 정정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리바이 국민적 희생이 적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강경진압이든 카다피 하야이든 간에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마찰적 불안요인에 그치겠지만, 장기화되면서 고유가 추세를 장기화한다면 글로벌 펀더멘털을 악화시킬 수가 있다.
이런 점에서 올해 중국의 9%대 성장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인플레 우려가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 유로 경제권의 바닥 다지기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훼손될 가능성도 아직은 이르지만, 조심스럽게 점검해야하는 시점이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기존까지는 글로벌 경제가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었다”며 “이번 리비아 정정불안이 이같은 기대를 반전시킬지 아직 시기상조이기는 한지만, 그래도 그럴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당분간 관망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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