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기업 대상 물색 계획, 산은의 플랜트∙PF 금융 노하우 결합
- 지분 인수한 PEF, 산은에서 분리해 건설사 경영 노하우 살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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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 한기진 이동훈 기자] 산업은행 체제로 새 출발한 대우건설의 ‘가치’ 향상을 위한 밑 그림이 그려졌다.
기본적으로 주식 가격 향상을 위한 전략들로 짜였다. 대우건설의 사업구조를 보완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M&A)’하고, 산은의 플랜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금융자본과 노하우를 결합시켜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주가를 금호그룹에 대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백옵션 행사 가격(1만8000원)까지 올리는 게 1차 목표다.
◆ 주총서 경영진 선임하면 PEF 분리 착수할 듯
10일 산업은행과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 7일 열린 대우건설 이사회 결과, 서종욱(사진) 사장은 유임되고 조현익 산은 기업금융본부 부행장은 CFO(최고 재무책임자)를 맡게 될 부사장에 내정됐다. 서종욱 사장은 영업에 주력하고 조현익 부행장이 대주주인 산은을 대표해 재무를 맡는 투톱 체제가 구축됐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안정된 경영체제가 구축됐고, 지난해 실적은 부실을 털어내느라 좋지 못했지만 올해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진 구성은 오는 25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주총 이후부터는 대우건설을 인수(지분51.53%)한 사모투자회사(PEF) 케이디비밸류6호 유한회사를 산은으로부터 분리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금융회사의 자회사가 아닌 건설사에 맞는 경영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조치다.
◆ 대한통운 지분 매각 등 1조원 추가 현금 유입 전망
해외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할 계획도 세워졌다. 대우건설이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석유화학 부문 강화를 위해 기술연구분야 육성을 통해 엔지니어링 분야를 강화할 계획에 있어 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또 산은의 부동산PF, 플랜트 등 금융노하우를 대우건설의 사업과 결합하기 위한 실행계획들도 마련된다. 앞서 대우건설은 이에 대비한 조직으로 지난달 개편했다. 개발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토목사업본부 내에 토목개발사업실을 설치, 개발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개발사업본부는 산은과의 시너지효과를 내는 첨병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 산은 주도의 국내외 PF 사업과 연계된 시공권의 우선권을 대우건설에 주는 것도 고려되고 있다. PF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딜로직’에 따르면 산은은 2009년 글로벌PF 분야에서 세계 13위, 아시아 5위를 차지했다. 대우건설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비핵심 부문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이미 실행중이다. 베트남 대우호텔과 지분율 43.4%로 최대주주인 거가대교 지분을 매각했다. 앞으로 대한통운, 중국 기린대우 호텔, 베이징 루프트한자 센터 등의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1조원 이상의 현금유입이 예상된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1조원을 증자하며 대우건설 주식의 평균 매입 단가를 1만5100원까지 낮췄다”며 “산은과 시너지효과를 내고 비핵심 부문 자산을 매각하면 대우건설의 주가는 훨씬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력사업, 산은과 시너지 활용
대우건설의 새해 사업전략은 첫째가 해외사업, 둘째는 국내외 개발사업이다. 장기 침체 양상을 띠는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국내 도급 시장 축소를 우려한 자체 개발사업이 대우건설의 새해 주요 사업전략인 것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이 본격화될 국제회계기준(IFRS)은 필연적으로 민간PF 등 개발사업의 침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대우건설은 이 같은 '블루오션'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근 터키 원전 수주 실패와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 고전 사례에서 보듯 일본 등 선진국처럼 자금조달을 맡을 금융기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해외사업 역시 대형 사업은 수주하기가 어렵다는 예측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UAE원전 수주와 같은 전통적 저가수주 전략에서 벗어나, 도급 시공과 운영을 총괄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부터 기존 35%선인 해외사업 비중을 40%로 끌어올리며, 이를 위해 원전과 발전소 등 기존 플랜트 외에 석유화학 부문 강화가 주요 전략이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사업 활성화를 이뤄내면 주가는 자연스레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