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 및 재계 신뢰지수가 예상보다 강하게 상승한 것은 향후 유럽 경제 전망에 밝은 빛을 던져준 반면, 또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중앙은행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음 역시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위원회(EC)가 지난 6일 제출한 월례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경기신뢰도는 위기 이전인 2005~2007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JP모간 체이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약 2% 성장률을 보일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자칫 간과될 수 있는 대목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유럽중앙은행(ECB)이 설정한 안정목표치인 2%를 넘어서며 2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향후 유로존 전반의 물가 압력이 크게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EC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전망으로 소비자물가기대지수는 4포인트 이상 오른 15포인트에 이르렀다. 이는 2008년 10월, 연간 인플레율이 3% 수준이었을 때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기업들이 가격결정력을 되찾고 있는 조짐이 있다는 점에서 가계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유로존 서비스업계의 판매가격기대지수는 2포인트 오른 6.3을 기록, 역사적 평균의 두 배에 이르렀다.
특히 독일의 경우 판매가격지수가 거의 9포인트 급등한 22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기업들이 소매가격을 인상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낙관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이 지표는 보여준다. 독일은 지난해 11월 제조업이 신규수주가 5.2%나 증가할 정도로 활기를 되찾았다.
상황이 이런 데도 ECB 관계자들은 올해 유로존 물가 압력이 점차 완만해질 것으로 보는데, 이는 최근 물가 압력이 높아진 주된 이유가 제조 및 서비스제품의 광범위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식량 및 에너지 가격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들의 부가가치세 인상 등으로 인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독일은 최근 실업률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제품 서비스 가격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도 강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과 같이 실업률이 두자릿수에 이르는 경우는 그럴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ECB는 기본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확고하게 안정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란 입장이기 때문에, 이번 EC의 보고서는 정책결정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IHS 글로벌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이코노미스트는 "기대인플레이션 위험이 적색경보 수준은 아니지만 황생경보는 들어오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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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