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합작증권사 'KIS Vietnam Co'출범
[호치민씨티 = 박민선기자] 365일 뜨거운 나라 베트남의 매력에 흠뻑젖은 채 10년을 하루같이 '짝사랑'해온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성실하고 악착같은 국민들을 보면 사랑이 마구 솟아난다"며 자신의 '연인'에 대한 변치 않는 애정을 설파하는 데 여념이 없다.
"10년전, 베트남에 증권시장이 개척됐다는 소식을 듣고 베트남을 처음왔을 때 전혀 가공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본 듯했다"는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그의 이러한 확신은 지난 베트남과 처음 만난지 꼭 10년이 되는 해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EPS(Empower Securities Corporation)를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또다른 출발점에 섰다.
지난 7일(현지시각) 저녁, 호찌민 시내의 한 호텔에서 베트남 합작증권사인 'KIS Vietnam Corporation' 출범식이 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EPS(Empower Securities Corporation)증권의 지분 49%를 인수함으로써 최대주주로 등극, 실질적 경영권을 확보했다.
오는 2012년 외국인 지분취득에 대한 제한 규정이 완화될 경우 60% 이상까지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베트남의 자본시장 구축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인수를 한국투자증권과 EPS, 나아가 한국 금융시장과 베트남 금융시장의 "결혼"이라고 표현했다.
◆ "베트남의 True Friend가 되겠다"
유 사장의 '베트남 사랑'은 지난 2006년, 업계 최초 베트남 펀드 출시로 실현된 바 있다. 이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이 베트남 시장에 투자한 규모는 10억 달러가 넘을 정도로 엄청났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금융위기 등으로 이후 베트남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오늘날 베트남 펀드는 유 사장의 마음 한켠을 무겁게 만드는 '뼈아픈 첫째 자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는 "어찌보면 4년전 펀드를 출시한 것이 시기상조였을 수 있다"면서도 "증시는 시시각각 경제의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퀀텀 점프를 하기 때문에 구조적인 변화 등을 참고 기다린다면 분명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잃지 않았다.
지난 1985년 코리아펀드가 처음 생기고 몇십배의 결실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펀더멘털이 반영될 시기를 기다려준다면 분명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을 확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같은 확신이 '둘째 자식'인 현지 증권사 인수로 실현됐다.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인 베트남 증권 시장의 현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베트남 변화의 그림이 훤하게 들여다보인다.
"이번에 현지 증권사 인수를 결심한 것은 5년, 10년, 그리고 20년에 대한 컨피던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고 이를 입증하고 투자자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다가설 것"이라는 계획이다.
유 사장은 단순히 해외 진출 자체에 의의를 두기보다는 베트남 시장에 맞게 현지화함으로써 제2의 본사처럼 운영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이미 베트남 펀드 출시때부터도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베트남의 수익 사업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인수 증권사가 성장하는 것은 우리의 이득이기도 하지만 베트남의 자산이 되므로 이것을 또다시 재투자하며 현지의 금융시장이 발전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우리나라의 70년대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지금 뿌리내리지 못하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 경쟁할 수 없다"며 "베트남 증권시장에서 5년내 TOP 5, 10년 후에는 제1의 증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IT를 통한 시스템 구축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고급 하우스'로 승부한다는 것이 제1의 과제이자 성공전략이다.
그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IT분야의 앞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제일 앞서가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현재 베트남 주식시장의 90%가 리테일이므로 당장은 이 분야에 주력한 뒤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고 현지 투자자와 함께 호흡함으로써 베트남의 True Friend가 되겠다"고 선포한 한국투자증권. 오랜 기간의 짝사랑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발전시킴으로써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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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