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기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에 대해 여의도 증권가는 대부분 양사 주가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에 대해선 하나금융이라는 주요 인수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민영화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정적이란 지적도 나왔다.
16일 금융당국과 외신에 따르면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가 논바인딩(non-binding) MOU 체결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익명의 업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밝혔다.
현재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의 지분 가치는 약 38억 달러(원화 4조 3200억 원 상당) 규모로 협상에 대한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나금융그룹이 10%의 프리미엄이나 그 이상을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단 증권가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과 관련, "전혀 예상치 못한 쇼크"라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리금융 보다는 외환은행 인수가 자금조달 부담, 자산 건전성, 시너지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이고은 책임연구원은 "말로는 있어오던 M&A가 보다 구체화되면서 은행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나금융으로서도 우리금융보다는 자산건전성이 좋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시너지 측면에서도 프라이빗뱅킹부문의 강자인 하나금융이 무역금융과 외환부문에서 강자인 외환은행과 합치는게 유리하다는 반응이다.
우리투자증권 최진석 연구위원은 "하나금융은 프라이빗 뱅킹이 강하고 외환은행은 무역금융과 외환부문이 상당히 잘 돼 있다"며 "소매+무역+외환을 중심으로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덩치가 큰 우리금융 인수시 따라오는 자금인수 부담감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사라지는 것도 메리트로 꼽혔다.
최 연구위원은 "사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따르는 자금부담이 상당했고 반대 매수청구권에 대한 우려도 컸던게 사실"이라며 "이런 리스크요인이 해소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더뎌질 가능성에 대해선 공감했다.
이고은 연구원은 "이번 뉴스가 하나금융에는 호재지만 우리금융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아무래도 강력한 인수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자체가 지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우리금융 인수 주체로 KB금융을 꼽기도 하지만 최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향후 2년간 M&A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에서 이 또한 쉽사리 풀릴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은행주들의 밸류에이션이 워낙 낮게 평가되고 있어 더 내려가진 않겠지만 은행산업 전반적으로는 이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며 "하나금융이 우리금융과 합칠 경우 생기는 과점구도, 이를 통한 고객보다는 은행측에 유리한 플러스 알파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주식시장에선 하나금융은 사자세가, 우리금융은 팔자세가 이어지는 등 시장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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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