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애신 기자] 중국 금리인상이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1일 현대증권 박혁수 애널리스트는 " 중국 금리인상이 향후 글로벌 가격 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지속성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환율이나 정책금리 경로상으로 볼 때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대출금리와 한국의 기준금리가 거의 비슷한 경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부연했다.
19일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금리를 기존 5.31%에서 5.56%로,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25%에서 2.50%로 각각 25bp 기습인상했다.
이번 대출금리 인상은 2007년 12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며,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상의 표면적인 배경은 인플레 억제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리인상 목적은 국제적인 위안화 절상압력 분위기를 희석시키는 데 있다"며 "중국의 의도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반응한다면 우리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위안화 절상 압력이 낮아지고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 또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원화 추가 절상 기대에 따른 외국인의 원화채권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환율전쟁이라는 복잡한 역학구도를 감안할 때 중국의 금리인상이 한국 채권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지금 바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의 정확한 금리인상 배경,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 및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 변화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결론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
아울러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금리인상이 한국 통화당국에게는 동결 또은 인상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금리인상 목적이 물가안정에 있다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물가안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당국의 금리인상 의지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중국의 금리인상으로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다면 이는 오히려 금리 동결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이는 중국이나 주요국들이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라며 "결국 금리인상의 빌미가 될 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금리인상과 함께 최근 채권시장 이슈 중 하나는 외국인 채권투자를 규제하려는 정책당국의 움직임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G20의장국으로 환율전쟁을 중재해야 하는 입장에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에 대한 과세, 외은지점에 대한 공동감사 문제도 시장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책당국의 우회적인 시장개입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의도대로 된다면 외국인 채권투자 수요가 위축될 수 있으며 추가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경우 기존에 유입됐던 투자자금 이탈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박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매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무너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마저도 위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임애신 기자 (vancouv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