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안나 기자]11월 G20 서울 회담을 앞둔 한국 지도층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해법 마련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는 이번 G20 의장국인 한국이 자국의 높은 수출 의존도를 감안해 환율 문제 자체에도 적극적일 수 밖에 없겠지만 G20 회담을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 받게 함으로써 세계 무대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열린 IMF(국제통화기금) 연례총회서 환율 문제 논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이제 바톤은 다음달 12일 개최될 G20 서울 회담으로 넘어오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적당한 해결책 도출에 실패할 경우 G20이 글로벌 경제문제들을 다루는 데 적절한 자리가 아닐 것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담감을 안게 된 것이다.
이날 외신기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회담에 참여할 G20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만을 도모해선 안되며 그럴 경우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세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수일 내에 미국 측에 중국에 대한 위앤화 절상 압박을 완화하고 대신 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는 대안들을 모색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입장은 지난달 한덕수 주미한국대사가 지난 1980년대 일본의 경우처럼 수출 상한제 도입을 제안한 데서 처음으로 드러났다. 이는 다만 아직 공식적인 제안으로 제시된 상황은 아니다.
주말 IMF 총회 때 저우 샤오촨 중국 런민은행 총재는 일부 전문가들이 수출 상한제 도입 방안을 내놓았으나 이 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된 바는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미국 측도 이 문제가 아직까지 양국의 논의 대상이 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일부 유럽국들은 중국에 대해 수출기업들을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환율을 저평가시키고 있다면서 비난 수위를 한층 높여왔다. 이에 대해 지난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위앤화 불안정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대응한 바 있다.
수출이 전체 경제의 43%를 차지하고 원화 가치가 대외 상황에 특히 취약하기에 한국으로서도 환율 문제에 민감할 수 밖에 없으나, 이번 G20 회담 의장국인 한국은 그 밖에도 G20 회담이 G8 모임을 대체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 받기를 원하고 있다. 세계 15번째 부국인 한국으로서는 참여가 가능한 G20 회담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인정 받으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단순히 논의의 장이 아닌 결과물 도출을 통해 국제 경제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또한 G20 국가들간 협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