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레버리지, 리커플링, 매크로변수, YOY…'
자산운용보고서를 받아든 펀드투자자 S씨는 순간 눈 뜬 장님이 돼 버린 기분이다. 자산관리를 위해 3년째 펀드에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있지만 분기마다 한번씩 배송돼오는 운용보고서는 온통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로 가득하다. 때문에 언제부턴가 그냥 분리수거통으로 직행시켜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졌다.
각 자산운용사들이 고객들의 자산관리 현황을 설명하고자 제작해 발송하는 보고서가 투자자들에게는 흔한 광고 전단지 수준 이상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한 투자자는 "바쁘게 살다보니 가끔 오는 보고서를 통해서라도 펀드 내역을 보고 싶지만 솔직히 뭐가 어떻게 됐다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떠나는 투자자만 탓할 것 아니라 먼저 성과에 대한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부터 하라"는 따끔한 충고도 나오고 있다.
◆ 대다수 운용사 "표준서식 준수"
현재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지한 변경 원칙에 따라 각 상품의 출시일을 기준으로 분기별로 투자자들에게 보고서를 발송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보유 종목의 포트폴리오를 전체 공개하는 형식이었지만 상위 10개 종목만 공개토록 했으며 각종 기본정보에 대해서도 표준서식에 따라 작성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수익률과 자산구성현황 등에 대한 내용적 측면에서는 초창기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2007년에 펀드붐이 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났지만 이전까지 주식형펀드는 많지 않았다"며 "매니저들이 익숙한 용어를 쓰다보니 아무래도 어려운 용어들이 많지만 워낙 상품이 다양해 일일이 보고서에 대해 신경쓰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KB 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의 보고서(10.2~10.5)를 살펴보면 "…국내 시장의 향후 1년 예상 PER은 9배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어…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회복 등 양호한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등 여전히 전문용어가 다수 포함돼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역시 "특별히 운용보고서를 차별화하거나 변경할 계획은 없다"며 "협회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추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금융투자협회는 각 운용사들에게 '쉬운 용어'로 보고서를 작성해달라는 취지의 협조공문을 발송했지만 이 역시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협회 관계자는 "용어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해달라는 내용을 전달했었지만 권고 사항 수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 '신문보고서, 만화보고서'… 차별화 시도
그런가하면 보고서를 하나의 '소통'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운용사도 일부 포착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올해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의 연간 보고서를 사보 형식의 책자로 발간해 업계에서 가장 긴 분량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용재 사장은 "다음 보고서는 신문 형식으로 제작해 관련 소식이나 종목들에 대한 고객의 이해를 구하는 부분을 더욱 보강하도록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6년 9월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펀드'를 출시한 이후 눈높이 보고서로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어린이 고객들을 위한 블로그를 개설해 매달 이벤트를 진행함은 물론 경제만화를 게재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어려운 용어들을 문장으로 풀어쓰고 영문표기 지양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운용보고서 권장용어 사용지침'을 자체 제작하기도 했다.
JP모간자산운용은 10p 이상으로 중복돼 나열됐던 부분을 줄이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변경하는 등 점차 변화를 시도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순한 수익률 보고 외에 자산에 대한 고객의 알권리를 존중한다는 생각에서 좀 더 신경쓰고 있다"며 "좋은 성과든, 안 좋은 성과든 투자자에게 최대한 이해를 구한다는 취지로 작성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의 특성상 자기 자산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분기 보고서를 통해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부분에서의 변화들이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신뢰를 다시 찾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펀드' 운용보고서
자산운용보고서를 받아든 펀드투자자 S씨는 순간 눈 뜬 장님이 돼 버린 기분이다. 자산관리를 위해 3년째 펀드에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있지만 분기마다 한번씩 배송돼오는 운용보고서는 온통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로 가득하다. 때문에 언제부턴가 그냥 분리수거통으로 직행시켜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졌다.
각 자산운용사들이 고객들의 자산관리 현황을 설명하고자 제작해 발송하는 보고서가 투자자들에게는 흔한 광고 전단지 수준 이상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한 투자자는 "바쁘게 살다보니 가끔 오는 보고서를 통해서라도 펀드 내역을 보고 싶지만 솔직히 뭐가 어떻게 됐다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떠나는 투자자만 탓할 것 아니라 먼저 성과에 대한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부터 하라"는 따끔한 충고도 나오고 있다.
◆ 대다수 운용사 "표준서식 준수"
현재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지한 변경 원칙에 따라 각 상품의 출시일을 기준으로 분기별로 투자자들에게 보고서를 발송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보유 종목의 포트폴리오를 전체 공개하는 형식이었지만 상위 10개 종목만 공개토록 했으며 각종 기본정보에 대해서도 표준서식에 따라 작성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수익률과 자산구성현황 등에 대한 내용적 측면에서는 초창기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2007년에 펀드붐이 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났지만 이전까지 주식형펀드는 많지 않았다"며 "매니저들이 익숙한 용어를 쓰다보니 아무래도 어려운 용어들이 많지만 워낙 상품이 다양해 일일이 보고서에 대해 신경쓰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KB 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의 보고서(10.2~10.5)를 살펴보면 "…국내 시장의 향후 1년 예상 PER은 9배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어…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회복 등 양호한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등 여전히 전문용어가 다수 포함돼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역시 "특별히 운용보고서를 차별화하거나 변경할 계획은 없다"며 "협회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추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금융투자협회는 각 운용사들에게 '쉬운 용어'로 보고서를 작성해달라는 취지의 협조공문을 발송했지만 이 역시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협회 관계자는 "용어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해달라는 내용을 전달했었지만 권고 사항 수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 '신문보고서, 만화보고서'… 차별화 시도
그런가하면 보고서를 하나의 '소통'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운용사도 일부 포착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올해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의 연간 보고서를 사보 형식의 책자로 발간해 업계에서 가장 긴 분량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용재 사장은 "다음 보고서는 신문 형식으로 제작해 관련 소식이나 종목들에 대한 고객의 이해를 구하는 부분을 더욱 보강하도록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6년 9월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펀드'를 출시한 이후 눈높이 보고서로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어린이 고객들을 위한 블로그를 개설해 매달 이벤트를 진행함은 물론 경제만화를 게재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어려운 용어들을 문장으로 풀어쓰고 영문표기 지양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운용보고서 권장용어 사용지침'을 자체 제작하기도 했다.
JP모간자산운용은 10p 이상으로 중복돼 나열됐던 부분을 줄이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변경하는 등 점차 변화를 시도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순한 수익률 보고 외에 자산에 대한 고객의 알권리를 존중한다는 생각에서 좀 더 신경쓰고 있다"며 "좋은 성과든, 안 좋은 성과든 투자자에게 최대한 이해를 구한다는 취지로 작성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의 특성상 자기 자산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분기 보고서를 통해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부분에서의 변화들이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신뢰를 다시 찾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펀드' 운용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