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부실 누적, 폭발 우려…사실상 적자분석
- 중기부실 누적, 폭발 우려..사실상 적자분석
- 부실채권 완충력 약화, 수익 직격탄 전망
- "부실 급격 돌출보다 연착륙 가능" 반론도
[뉴스핌=한기진 기자] 작년 결산실적을 두고 경기부진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은 빠른 회복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체율 및 부실채권 비율이 근래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대규모 대손상각에도 시중은행들이 수천억원대의 흑자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9538억원, 신한지주의 신한은행 7487억원, 외환은행 8917억원, KB금융의 국민은행 6358억원,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은행 27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통계 숫자만 보면 확실하게 진전하고 있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통계의 뒷면이 있다. 자산 매각 등 일회성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그림자’속에 감춰진 부실이 자라고 있어서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부실이 터지는 것을 늦췄을 뿐 실질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부실위험이 더 커졌고 수익성도 동반 추락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부실 이연 후유증, 쓰나미로 돌아올 가능성
가계여신의 부실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기업여신은 부실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기보 특별보증 및 보증공급규모 4조원 확대, 프라이머리CBO 1조원 발행, 보증부 대출 및 패스트트랙 시한 연장 등 대규모 중기지원책들이 부실여신비율 상승세를 둔화시켰다.
그럼에도 중소기업부문 부실여신 비율은 2007년 1.0%에서 2009년 9월말 2.6%까지 상승했다.
대기업 부실여신도 2008년말 1.3조원이던 것이 작년 9월말 2.4조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절대적인 기업여신 규모가 가계여신에 밀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20조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업종별 구성비는 여전해 부동산 및 임대업종이 15%, 도소매업 13.5%, 건설업 7.8%, 철강업 5.9%, 조선업 5.8% 등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종 대부분이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데다, 은행 내부에서도 전망에 대해 매우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신정평가 이강욱 책임연구원은 “기업여신중 업황이 악화된 산업에 대한 여신비중이 여전히 높아 추가부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한다며 대상을 3차에 걸쳐 골라냈지만, 경기회복속도가 더디면 부실이 터질 것”이라고 했다.
◆ 부실 완충력 상당히 저하, 수익감소 직격탄 맞을 수도
부실가능성이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은행들이 이에 대한 완충력만 갖춘다면 우려가 기우였다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충당금 적립률로 본 완충력은 상당히 저하된 상황이다.
2008년 3/4분기부터 부실채권이 신규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초과하는 속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커버리지 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 부실채권)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이 때부터 대손상각비의 규모는 증가했지만 신규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상각에 충당하기에 급급한 수준이었고,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비율 상승세는 둔화시킬 수 있었지만 추가 부실에 대한 대비는 부족해져 실제 충당금 적립률이나 손실 완충력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저하됐다.
이강욱 책임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2007년말 기준 고정이하잔액 4.9조원에 대해 총 9.3조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이는 시중은행의 연간 총 순이익(약 9.4조원)의 50%, 부실여신 잔액의 약 90%에 달하는 4.3조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것. 이 때 은행들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정책을 적용해 커버리지 비율이 188.3%였다.
하지만 지금은 권고비율은 100%를 적용하고 있다. 즉 과거의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했다면 지난해 매분기 평균 2.2조원씩의 추가 대손상각비를 부담해야 했고, 이로 인해 적자를 지속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강욱 책임연구원은 “은행들이 작년 분기 흑자로 전환될 수 있었던 데는 영업부문의 실적 개선보다는 2008년 상반기 이전에 충당금으로 적립해 놓았던 잉여 이익의 이연효과가 컸다”면서 “현재 충당금 적립률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향후 추가 부실이 순이익 감소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쉽사리 은행들의 손익이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체율이나 채권부실률이 순식간에 오르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중호 연구위원은 “위험은 있지만 손익을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중국 출구전략 등 대외변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 부실채권 완충력 약화, 수익 직격탄 전망
- "부실 급격 돌출보다 연착륙 가능" 반론도
[뉴스핌=한기진 기자] 작년 결산실적을 두고 경기부진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은 빠른 회복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체율 및 부실채권 비율이 근래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대규모 대손상각에도 시중은행들이 수천억원대의 흑자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9538억원, 신한지주의 신한은행 7487억원, 외환은행 8917억원, KB금융의 국민은행 6358억원,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은행 27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통계 숫자만 보면 확실하게 진전하고 있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통계의 뒷면이 있다. 자산 매각 등 일회성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그림자’속에 감춰진 부실이 자라고 있어서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부실이 터지는 것을 늦췄을 뿐 실질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부실위험이 더 커졌고 수익성도 동반 추락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부실 이연 후유증, 쓰나미로 돌아올 가능성
가계여신의 부실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기업여신은 부실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기보 특별보증 및 보증공급규모 4조원 확대, 프라이머리CBO 1조원 발행, 보증부 대출 및 패스트트랙 시한 연장 등 대규모 중기지원책들이 부실여신비율 상승세를 둔화시켰다.
그럼에도 중소기업부문 부실여신 비율은 2007년 1.0%에서 2009년 9월말 2.6%까지 상승했다.
대기업 부실여신도 2008년말 1.3조원이던 것이 작년 9월말 2.4조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절대적인 기업여신 규모가 가계여신에 밀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20조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업종별 구성비는 여전해 부동산 및 임대업종이 15%, 도소매업 13.5%, 건설업 7.8%, 철강업 5.9%, 조선업 5.8% 등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종 대부분이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데다, 은행 내부에서도 전망에 대해 매우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신정평가 이강욱 책임연구원은 “기업여신중 업황이 악화된 산업에 대한 여신비중이 여전히 높아 추가부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한다며 대상을 3차에 걸쳐 골라냈지만, 경기회복속도가 더디면 부실이 터질 것”이라고 했다.
◆ 부실 완충력 상당히 저하, 수익감소 직격탄 맞을 수도
부실가능성이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은행들이 이에 대한 완충력만 갖춘다면 우려가 기우였다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충당금 적립률로 본 완충력은 상당히 저하된 상황이다.
2008년 3/4분기부터 부실채권이 신규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초과하는 속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커버리지 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 부실채권)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이 때부터 대손상각비의 규모는 증가했지만 신규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상각에 충당하기에 급급한 수준이었고,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비율 상승세는 둔화시킬 수 있었지만 추가 부실에 대한 대비는 부족해져 실제 충당금 적립률이나 손실 완충력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저하됐다.
이강욱 책임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2007년말 기준 고정이하잔액 4.9조원에 대해 총 9.3조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이는 시중은행의 연간 총 순이익(약 9.4조원)의 50%, 부실여신 잔액의 약 90%에 달하는 4.3조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것. 이 때 은행들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정책을 적용해 커버리지 비율이 188.3%였다.
하지만 지금은 권고비율은 100%를 적용하고 있다. 즉 과거의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했다면 지난해 매분기 평균 2.2조원씩의 추가 대손상각비를 부담해야 했고, 이로 인해 적자를 지속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강욱 책임연구원은 “은행들이 작년 분기 흑자로 전환될 수 있었던 데는 영업부문의 실적 개선보다는 2008년 상반기 이전에 충당금으로 적립해 놓았던 잉여 이익의 이연효과가 컸다”면서 “현재 충당금 적립률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향후 추가 부실이 순이익 감소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쉽사리 은행들의 손익이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체율이나 채권부실률이 순식간에 오르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중호 연구위원은 “위험은 있지만 손익을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중국 출구전략 등 대외변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