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시끄러운 세종시와 달리 지난 12일 준공된 은하수공원 장례문화센터는 고요하기만 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엄숙함 때문일까. 세종시 논란과 별개로 지난 15일 기자가 찾은 은하수공원 장례문화센터는 지난 12월 개장 이후 벌써 30여구의 운구가 방문했다. 세종시 건설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에도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뜻이다.
은하수공원 장례문화센터는 평소 장례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주창했던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98년타계)의 유언에 따라 세종시에 기증됐다.
그는 생전 업무차 이동할 때, 헬기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SK그룹 관계자는 그 시절의 최종현 회장이 하늘에서 본 지상의 모습에 적잖은 아쉬움을 표했다고 회고했다. 산지의 대부분이 무덤이었기 때문이다. 최종현 회장이 국토 효율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최종현 회장은 화장만이 이를 해결할수 있는 묘책이라 생각하고 장묘문화개선을 위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다고 핸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죽은뒤 화장하고 최고 수준의 화장시설을 만들어 사회에 기증해 장묘문화 개선에 앞장서라는 유언을 남겼다.
정부가 조성중인 세종시에 공식 준공된 첫번째 도시기반시설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은하수공원 장례문화센터는 부지 선정부터 쉽지 않았다. 혐오시설로 보는 사회적 시각 때문에 부지선정에 난항을 겪어왔다. 새로운 부지를 찾은 것은 9년이 지난 2007년 말에 이르러서다.
총 면적 36만㎡의 은하수공원 안에 조성된 장례문화센터는 화장장(화장로 10기, 유족대기실 10개 등), 납골시설인 봉안당(2만1442기 수용), 장례식장(접객실 10개, 빈소 10개 등), 홍보관 외에 각종 부대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중 화장로는 자동화된 최첨담 무공해 시스템을 통해 분진과 냄새, 매연을 처리하는 무색, 무취, 무연의 ‘3무’를 실현했다.
또한, 이 곳에는 방문객들이 개인 휴대폰을 이용해 ‘모바일 유언장’을 작성해 멀티스크린에 공개하는 체험을 통해,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한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함께 센터를 둘러싼 은하수공원은 수목장, 잔디장, 화초장 등 자연장 부지와 일반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시설을 함께 갖춰 ‘죽은 자와 산 자’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고품격 종합장례시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신도시 개발의 필수 요건이 된 종합장례시설 구축을 통해 향후 인구 50만명의 생활 터전이 될 세종시의 자족기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기부취지를 고려해 세종시는 지역민의 화장장 및 봉안당 이용료를 원가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정진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세종시 인근에 화장시설이 없었는데 SK그룹이 기증해준 덕뿐에 주민들이 보다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