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지배력 강화…떡 보다 떡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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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신동진 기자] 롯데제과가 법정관리 중이던 '기린' 인수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쌀과자 '쌀로별'로 유명한 기린은 호빵과 쌀과자를 주로 생산하며 지난해 936억원의 매출을 올린 부산지역 대표적인 제빵업체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라 자금난이 가중되며 결국 지난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 쌀과자 시장 지배력 강화
롯데제과는 지난 16일 '기린'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법원이 판단한 기린의 청산가치 700억원을 훨씬 웃도는 900억원대의 가격을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현재 롯데제과는 쌀과자를 비롯해 빙과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브랑제리는 세븐일레븐, GS25, 바이더웨이 등 편의점, 롯데슈퍼 및 롯데마트에 양산빵을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롯데제과의 기린 인수 추진으로 기린의 지역연고나 제품브랜드 인지도, 상품군의 다양한 측변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제과가 기린을 인수한다면 기존의 쌀과자 시장과 빙과 시장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그동안 롯데제과에 미미했던 제빵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같은 시각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재 전체 빵시장은 3조6000억원대에서 롯데제과가 롯데마트내의 베이커리인 브랑제리에 대한 빵 공급 및 양산빵 시장에 대한 강화차원임과 동시에 쌀과자에 대해서도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올 초부터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기린에서 쌀과자 제품 4종을 생산해 판매한 것이 반응이 아주 좋았다"며 "쌀과자에 대한 메리트가 큰 회사라고 보고 인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 업계 일각에선 부정적 시선
그렇다면 롯데제과의 기린 인수는 과연 어느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롯데가 기린을 인수할 경우 기린의 부산과 수원의 제과·제빵·빙과 공장을 비롯해 1320억원에 달하는 부채 등을 넘겨받게 된다.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또 현재 양산빵 또는 브랜드빵 시장은 성장속도가 연 5% 내외로 미미한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체된 양산빵 시장에 신규 진입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더구나 롯데제과는 올해초부터 쌀과자를 OEM방식으로 생산하며 월 20억~3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굳이 기린을 인수해 얼만큼의 수익을 더 창출할 지 업계의 의구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쌀과자가 국내에서 하는 업체가 많지 않고, 기린이란 회사가 쌀과자를 해왔는데 전형적인 쌀과자가 기존에 없을 뿐아니라 시장자체도 활성화된 시장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 초에 기린 쌀과자를 OEM으로 받으며 자체적으로 보강한 품질력을 살린 제품을 내놨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매출도 높아 1년정도 지나고 보니 쌀과자에 대한 장사가 되겠다고 판단해 기린을 인수에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 떡 보다 떡고물에 욕심?
업계 일각에서는 또 최근 롯데주류가 부산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그룹 차원에서 기린이 가지고 있는 부산 공장 부지에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기린의 부채에도 불구하고 쌀과자뿐 아니라 기린이 부산에 보유한 공장 부지와 양산빵 분야의 사업권 등으로 그룹 차원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기린의 인수가 롯데제과에게 신성장동력이 될 지 아닌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는 "기린의 부산 공장 부지에 대한 얘기는 늘 있어왔다"며 "롯데제과는 꾸준히 쌀스낵과자 시장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고 그 결과 이번 기린 인수에 참여하게 됐다"고 일축했다.
롯데그룹에서도 "이번 롯데제과의 기린 인수는 롯데제과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에서는 어떠한 개입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이날 매각주간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지난 15일 확인했으며 추후 구체적인 인수협상에 나설 방침이라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