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국내 최고의 온라인 경제통신사를 지향하는 뉴스핌은 막힌 돈줄을 풀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돈이 돌게하자'는 주제의 캠페인성 신년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미 기획의 1부로써 지난 1월19일부터 게재한 '회사채시장을 살리자' 시리즈를 통해 근 1년 가까이 마비상태에 빠져 있는 회사채시장을 살리는 방안을 다각도로 살폈습니다.
지난 17일부터는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상생경제 상생금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실물경제권에 대한 자금중개 여력을 키우고 신용보강과 창출에 힘쓰는 은행권과 금융공기업들이 기울이는 각고의 노력과 과제, 그리고 활로를 모색하는 뜻에서 기획의 2부를 진행합니다.
관심과 성원, 그리고 모든 분들과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기획·주관: 뉴스핌
후원: 금융위원회
고객 살아야 은행 사는 법, 뱅커가 더 잘 안다
"한국은행이 푼 돈은 부실이 나도 괜찮은 건가요? 은행이 어려운 중소기업 외면한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예금 적금 든 돈을 아무 데나 빌려 주라는 이야기 일까요? 자기 돈이라면 형편 어려운 사람 도우려고 선량한 마음으로 빌려 준 것 뿐인데 돈 떼여서 미안하다 어떡하냐, 이런 말로 넘어갈 수 있을까요?"
최근 취재진과 만난 한 시중은행 부장은 충혈된 눈을 힘 없이 굴리며 이렇게 반문해 왔다. 도대체 은행원들이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거냐는, 그런 심정을 눈빛 그 깊은 곳에 애써 감춘 채 그랬다.
돈맥경화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은행원들, 대한민국 뱅커들의 가슴은 이미 숯 검댕이로 그득하다.
어느 시중은행은 은행장이 날마다 실적을 점검하고 부행장과 부장은 물론이고 지역별 영업본부장을 족치고 있지만 실제 대출 증가 실적은 목표치의 절반을 겨우 채운다고 한다.
그렇다고 은행 대출이 줄지도 않았다. 외환위기 당시 거액 여신이 많았던 대기업들의 부도로 은행들마저 망한 뒤 대기업 여신 대신에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에만 쏠림현상을 빚고 있다고 내내 혼나기만 했던 것이 불과 이태 전이다.
조병선 기업은행경제연구소장은 우리 나라가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뒤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은 GDP성장률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는 주장을 편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한 달 동안 5대은행 중소기업대출은 3조원 늘었고 이 가운데 1조원은 기업은행이 일궈 낸 실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외환위기 때와 달리 요즘은 돈을 빌려 줄만한 기업은 비상경영 긴축경영 들어가서 쌓아 놓은 식량 축내면서 농성하는 요새인양 대출을 오히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곳을 오히려 정상기업 또는 우량기업이라고 봐야 한다는 은행 임원들도 있다.
갖은 오해와 억측에 뱅커들 가슴 멍 투성이
대신에 중소기업대출 않는다고, 은행이 돈 쌓아 놓고 제 역할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기업들의 아우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은행사람들의 한 결 같은 지적이다.
한계기업, 곧 쓰러질 듯 병세가 완연한 환자같은 기업들은 은행이 어려울 때 돈을 안 준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은행들이 관리에 들어가 있어 대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증언이다.
"면책이라구요?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십쇼. 요 몇 년 새 퇴직한 선배들 때부터 다 겪은 겁니다. 국책은행들은 정권 바뀌거나 상황 바뀌고 나서 감사 받으면 바로 징계 들어 옵니다. 시중은행이라고 다릅니까 나중에 부실 나면 그 때 결제 라인에 있어서 도장 찍은 사람들 굴비 엮이듯 인사에 곧바로 반영됩니다. 다 식구들 딸린 가장인데 직장에서 쫓겨날 짓을 누가 한답니까?"
은행계 금융지주사 한 임원은 아예 "BIS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니까 대출을 안해준다는 소리도 뭘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자본확충해 주면 설사 늘어난 자본의 10배 정도 대출을 더 해줄 수 있다 손치더라도 실제로는 위험자산이 늘어나는 것이니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이미 회복불능 대출금은 상각처리도 해야 한다.
대출이란 게 사후관리가 더 힘이 드는데다 부실 날 가능성이 높은 데에 돈을 빌려줄 수 없도록 시스템을 갖춰 놓았는데 무작정 돈 풀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원성이 자자한 것이다.
전직은행원 출신 한 기업체 간부는 최근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갖고 은행에 오면 약식심사를 해서 신속히 대출해 주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고 혀를 찼노라고 말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 대출을 받지 못해서 아우성 치는 중소기업들이 보증서를 따 올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연체가 있거나 재무상황이 현저히 나빠진 회사에 아무리 정책집행 역할이 강조되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이라도 보증서를 내줄 순 없다는 논리다.
만약 그걸 해준다면 국민 혈세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고 내부통제나 자기관리가 전혀 안 되는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보증기관 보증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 좀더 신속하게 대출받도록 하는 일이 도움이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줄이 말라 애타는 기업들에겐 팔자에 없는 노릇이란 지적이다.
여러 이야기를 듣자니 은행장을 비롯해 뱅커들을 수시로 불러 들여 대출 늘리라고 어르고 달랜다고 될 일은 분명 아니다. 경기 지표가 마이너스 곡선을 그릴 때 대출을 늘리는 것은 반드시 많은 부실을 떠 안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감독역량을 집중해야 할 금융당국이나 감독당국이 대출 독려에 더 많이 힘을 쓰는 건 요지경 속이다.
증권가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 중에는 한 술 더 떠 "투자자들을 생각한다면 지금 같은 때에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큰 은행이 있다면 부실여신 증가 여부를 면밀히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시장의 시각을 직설적으로 전했다.
다시 서는 은행들, 기법복합화 고객외연 확대 꾀한다
정책 및 감독당국, 증권시장, 예금자, 통화당국 등 은행을 감시하는 참여자는 곳곳에 있고 이 때문에 은행 대출은 보수적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행들이 불평만 하고 있지는 않다. 어렵고 힘들지만 대출할 곳을 찾아내야 은행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신보나 기보에 출연을 하고 이를 근거로 보증서를 더 많이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늘려 보겠다고 나선 은행. 대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에 뛰어들어 상생펀드를 늘려 가는 은행. 대출에다 자본투자와 외자유치까지 맞춤형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하겠다는 곳. 경기가 나빠져서 매출 등 재무제표가 나빠지면 곧장 대출회수를 하기 보다는 경기흐름을 반영해서 신용평가를 하는 쪽으로 대출심사시스템을 손질하고 있다는 은행 등.
진실은 은행들이 더 잘 안다. 고객이 살아야 은행이 산다는 것. 하지만 "망할 것이 뻔한 기업에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솎아 낼 기업은 어쩔 수 없다"는 여론이 대세다.
또한 이를 전제로 정부와 보증기관이 노력해서 보증여력을 높이고 은행들도 끌어 안을 기업을 최대한 끌어 안을 수 있도록 업무도 개선하고 고객을 발굴하다 보면 경기회복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소리가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
이미 기획의 1부로써 지난 1월19일부터 게재한 '회사채시장을 살리자' 시리즈를 통해 근 1년 가까이 마비상태에 빠져 있는 회사채시장을 살리는 방안을 다각도로 살폈습니다.
지난 17일부터는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상생경제 상생금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실물경제권에 대한 자금중개 여력을 키우고 신용보강과 창출에 힘쓰는 은행권과 금융공기업들이 기울이는 각고의 노력과 과제, 그리고 활로를 모색하는 뜻에서 기획의 2부를 진행합니다.
관심과 성원, 그리고 모든 분들과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기획·주관: 뉴스핌
후원: 금융위원회
고객 살아야 은행 사는 법, 뱅커가 더 잘 안다
"한국은행이 푼 돈은 부실이 나도 괜찮은 건가요? 은행이 어려운 중소기업 외면한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예금 적금 든 돈을 아무 데나 빌려 주라는 이야기 일까요? 자기 돈이라면 형편 어려운 사람 도우려고 선량한 마음으로 빌려 준 것 뿐인데 돈 떼여서 미안하다 어떡하냐, 이런 말로 넘어갈 수 있을까요?"
최근 취재진과 만난 한 시중은행 부장은 충혈된 눈을 힘 없이 굴리며 이렇게 반문해 왔다. 도대체 은행원들이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거냐는, 그런 심정을 눈빛 그 깊은 곳에 애써 감춘 채 그랬다.
돈맥경화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은행원들, 대한민국 뱅커들의 가슴은 이미 숯 검댕이로 그득하다.
어느 시중은행은 은행장이 날마다 실적을 점검하고 부행장과 부장은 물론이고 지역별 영업본부장을 족치고 있지만 실제 대출 증가 실적은 목표치의 절반을 겨우 채운다고 한다.
그렇다고 은행 대출이 줄지도 않았다. 외환위기 당시 거액 여신이 많았던 대기업들의 부도로 은행들마저 망한 뒤 대기업 여신 대신에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에만 쏠림현상을 빚고 있다고 내내 혼나기만 했던 것이 불과 이태 전이다.
조병선 기업은행경제연구소장은 우리 나라가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뒤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은 GDP성장률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는 주장을 편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한 달 동안 5대은행 중소기업대출은 3조원 늘었고 이 가운데 1조원은 기업은행이 일궈 낸 실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외환위기 때와 달리 요즘은 돈을 빌려 줄만한 기업은 비상경영 긴축경영 들어가서 쌓아 놓은 식량 축내면서 농성하는 요새인양 대출을 오히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곳을 오히려 정상기업 또는 우량기업이라고 봐야 한다는 은행 임원들도 있다.
갖은 오해와 억측에 뱅커들 가슴 멍 투성이
대신에 중소기업대출 않는다고, 은행이 돈 쌓아 놓고 제 역할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기업들의 아우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은행사람들의 한 결 같은 지적이다.
한계기업, 곧 쓰러질 듯 병세가 완연한 환자같은 기업들은 은행이 어려울 때 돈을 안 준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은행들이 관리에 들어가 있어 대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증언이다.
"면책이라구요?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십쇼. 요 몇 년 새 퇴직한 선배들 때부터 다 겪은 겁니다. 국책은행들은 정권 바뀌거나 상황 바뀌고 나서 감사 받으면 바로 징계 들어 옵니다. 시중은행이라고 다릅니까 나중에 부실 나면 그 때 결제 라인에 있어서 도장 찍은 사람들 굴비 엮이듯 인사에 곧바로 반영됩니다. 다 식구들 딸린 가장인데 직장에서 쫓겨날 짓을 누가 한답니까?"
은행계 금융지주사 한 임원은 아예 "BIS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니까 대출을 안해준다는 소리도 뭘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자본확충해 주면 설사 늘어난 자본의 10배 정도 대출을 더 해줄 수 있다 손치더라도 실제로는 위험자산이 늘어나는 것이니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이미 회복불능 대출금은 상각처리도 해야 한다.
대출이란 게 사후관리가 더 힘이 드는데다 부실 날 가능성이 높은 데에 돈을 빌려줄 수 없도록 시스템을 갖춰 놓았는데 무작정 돈 풀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원성이 자자한 것이다.
전직은행원 출신 한 기업체 간부는 최근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갖고 은행에 오면 약식심사를 해서 신속히 대출해 주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고 혀를 찼노라고 말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 대출을 받지 못해서 아우성 치는 중소기업들이 보증서를 따 올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연체가 있거나 재무상황이 현저히 나빠진 회사에 아무리 정책집행 역할이 강조되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이라도 보증서를 내줄 순 없다는 논리다.
만약 그걸 해준다면 국민 혈세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고 내부통제나 자기관리가 전혀 안 되는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보증기관 보증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 좀더 신속하게 대출받도록 하는 일이 도움이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줄이 말라 애타는 기업들에겐 팔자에 없는 노릇이란 지적이다.
여러 이야기를 듣자니 은행장을 비롯해 뱅커들을 수시로 불러 들여 대출 늘리라고 어르고 달랜다고 될 일은 분명 아니다. 경기 지표가 마이너스 곡선을 그릴 때 대출을 늘리는 것은 반드시 많은 부실을 떠 안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감독역량을 집중해야 할 금융당국이나 감독당국이 대출 독려에 더 많이 힘을 쓰는 건 요지경 속이다.
증권가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 중에는 한 술 더 떠 "투자자들을 생각한다면 지금 같은 때에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큰 은행이 있다면 부실여신 증가 여부를 면밀히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시장의 시각을 직설적으로 전했다.
다시 서는 은행들, 기법복합화 고객외연 확대 꾀한다
정책 및 감독당국, 증권시장, 예금자, 통화당국 등 은행을 감시하는 참여자는 곳곳에 있고 이 때문에 은행 대출은 보수적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행들이 불평만 하고 있지는 않다. 어렵고 힘들지만 대출할 곳을 찾아내야 은행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신보나 기보에 출연을 하고 이를 근거로 보증서를 더 많이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늘려 보겠다고 나선 은행. 대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에 뛰어들어 상생펀드를 늘려 가는 은행. 대출에다 자본투자와 외자유치까지 맞춤형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하겠다는 곳. 경기가 나빠져서 매출 등 재무제표가 나빠지면 곧장 대출회수를 하기 보다는 경기흐름을 반영해서 신용평가를 하는 쪽으로 대출심사시스템을 손질하고 있다는 은행 등.
진실은 은행들이 더 잘 안다. 고객이 살아야 은행이 산다는 것. 하지만 "망할 것이 뻔한 기업에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솎아 낼 기업은 어쩔 수 없다"는 여론이 대세다.
또한 이를 전제로 정부와 보증기관이 노력해서 보증여력을 높이고 은행들도 끌어 안을 기업을 최대한 끌어 안을 수 있도록 업무도 개선하고 고객을 발굴하다 보면 경기회복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소리가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