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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IMF '워킹페이퍼' 로 자기 옹호?

기사입력 : 2008년04월25일 08:43

최종수정 : 2008년04월25일 08:43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금리 방향과 환율 문제를 둘러싼 의견 대립이 불거지면서 언뜻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성장주의 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노골적인 금리인하 요구를 내놓는가 하면 환율 평가절하를 명시적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국은행과 민간의 반발이 심해지자 기획재정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서 입장을 방어하고 선전하는 경지에 오르고 있다.

24일 기획재정부는 "'교역조건과 경제성장'에 관한 IMF보고서"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요지는 과거 실증연구 결과 교역조건이 계속 악화되는 충격을 받은 경제가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때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이 실질실효환율 절하였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이 보고서가 주는 교훈은 최근 고유가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우리경제에 있어 지난 해 4/4분기 이후 평가절하되고 있는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핏 보기에는 그냥 그런 얘기가 있나보다 하고 지나갈 수 있는 국제기구의 연구논문 소개 같지만, 이 자료가 나온 주변 상황을 둘러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먼저 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에서 갑자기 2008년 2월에 나온 IMF의 워킹페이퍼(Working Paper)를 무슨 공식 보고서라도 되는양 자료로 내놓은 것부터 수상하다.

'워킹페이퍼'란 저자가 어떤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혹은 공식자료로 내놓기 전에 동료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제출하는 작업보고서 정도로 이해된다. IMF도 보고서에 자신들의 공식견해가 아니라고 명기하고 있다.

재정부는 보고서의 머리에 작은 이탤릭체로 보고서의 출처를 밝히고, 여기다가 각주까지 작게 달아서 저자의 이름을 소개하면서 "본 보고서는 IMF의 공식견해가 아님"이라고 명기했다. 큰 제목에는 분명히 'IMF 보고서'라고 썼다. IMF의 권위를 빌리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워킹페이퍼는 IMF의 공식 보고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스탭 보고서도 아니며, 그냥 IMF에서 주제 논의에 도움이 된다거나 참조할 아이디어가 있다고 봐서 채택한 연구자들의 보고서일 뿐이다.

또 재미있는 것은 이 보고서가 제출된 시점이다. 대통령이 물가안정을 우선하겠다고 발언했을 때에도 재정부 장관은 "경상수지를 보면 방향은 분명하다"면서 환율 상승을 통해 수출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굳건하게 지켰다.

최근 환율상승으로 중소기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S기 세력이.."라고 했다가 큰 반발에 직면했지만 불굴의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말 한국경제학회 주최의 '물가과 금유안정' 정책토론회에서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원화의 나홀로 약세 현상 때문에 물가가 불안해지고 내수 경기가 위축될 우려가 있으므로 통화당국은 물가안정을 위해 환율 안정도 함께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서 환율이 급등하지 않도록 억제하도록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주장이다. 단순한 비판여론 형성과는 다른 이론적 문제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부가 이 같은 민간의 한국은행 옹호 논리를 완전히 반박할 수 있는 IMF의 '권위있는(?)' 보고서의 소개를 통해 지금은 원화 평가절하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한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은가.

자꾸 감정이 격해서 나오는 수장의 발언이 잇따른 '설화(舌禍)'로 비화될 수 있을 때 점잖은 학술보고서의 논리를 제공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하필 한국경제학회 토론회에서는 중앙은행에 직간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압박을 뿌리쳐야 한다는 것이 주제였다.

모든 나라에서는 재정부가 환율을 책임지는 곳이며 이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지만, 최근에는 중앙은행 총재가 환율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내거나 정책 운용에서 환율을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화의 진전을 통해 물가와 환율 사이의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 워킹페이퍼 인용과정에서 드러낸 한계

한편 이번 보고서에 대한 재정부의 해석에도 일정한 한계가 발견된다.

재정부는 단기적으로 환율변동이 경제여건을 반영하여 신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안정성 및 법·질서 등 제도개선과 무역개방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정리했는데, 이런 주장의 한계는 소개하지 않았다.

IMF의 워킹페이퍼에서는 교역조건 악화 이후 성장 회복에서 지역별 종별성이 존재하는지는 검토한 내용이 나온다. 나라들을 사하라이남아프리카, 중동, 아시아태평양, 서반구, 유럽, 이행경제 등으로 나누고 이 중에서 유럽과 이행경제는 회복이 거의 없었기에 분석에서 제외했다.

교역조건 악화 이후 실질실효환율 평가절하가 단기 성장 회복에 가장 중요한 곳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지목된다. 중동은 환율변화 효과가 시차를 가지고 드러났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교역조건 악화 이후 재정흑자가 신뢰 면에서 회복에 좋은 조건인 반면, 중동의 경우 케인즈주의적 효과 때문인지 재정적자가 회복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안정성도 모든 지역에서 중요하지만, 다른 지역들에서와 달리 '놀랍게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정부의 안정이 도리어 부정적인 효과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제도 개선도 시차가 크지만 성장 회복에 긍정적이었는데, 다만 필연적인 통계적인 유의성을 찾기는 힘들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부 지역은 추가 원조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의성이 있는 워킹페이퍼라도 공식적인 입장을 지원한다고 해서는 그냥 인용하지 말고 보고서에서 지나치기 힘든 한계와 전제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점에서 아쉽다.

참고로 IMF는 최근 제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미국 달러화 약세의 배경과 전망에 대한 분석을 실었다.

자체적으로 분석, 판단한 결과 거시경제균형 면이나 여러가지 분석기준으로 볼 때 미국 달러화는 아직 균형 수준보다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공식' 의견을 냈다. 달러화가 더 평가절하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IMF는 또 달러화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부분적으로 달러화에 연동된 주요통화(중국과 중동의 통화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가 실질적으로 절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금리인하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면 외환보유액 다변화가 촉진되고, 나아가 미국이 '자본유출(사실상 자본도피)'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가 약세 전망에 노출된 미국 달러화에 대해 한국 원화가 적극 평가절하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대단히 큰 효과 내지 충격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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